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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이혜선씨가 사랑하는 딸에게

방송일 : 2019-05-03  |  진행 : 김정현  |  시간 :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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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아무래도 한 반도의 통일은 독일의 통일처럼 어느 날, 불쑥 찾아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눈앞에 다가와 손에 잡힐 듯 말듯하던 통일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었던 마음도 2차 조미정상회담 이후엔 조금 가라앉았고요.
고향 가는 꿈이 이렇게 또, 미루어졌다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려고 저는 며칠 전 직장에서도 멀지않은 남산에 올라 보았습니다.
철따라 피고 지는 꽃을 찾아 남산을 오르는 분들도 있고 건강을 위해서 아니면 가족이나 연인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 남산을 오르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어느 부류도 아니었지만 그렇게나마 아쉬운 마음을 조금 달랬습니다.
통일을 바라는 그 누구의 마음인들 다를 것이 있을까요. 오늘저녁 우리 파랑새체신소를 찾으신 이혜선씨는 북한에 두고 온 사랑하는 딸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럼 그 사연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기도에 살고 있는 이혜선입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애달픈 마음은 누구라도 같겠지만 저 역시 한 끼 먹을 것도 귀하던 고난의 시절 살고 싶어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내일 일어날 일도 장담할 수 없던 고난의 시절, 사랑하는 자식들과도 내일에 대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떠난 탈북의 길이 대한민국으로까지 이어졌고 저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부족할 것 없는 만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두고 온 딸자식이 그립고 어미로써 다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죄책감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사랑하는 딸에게 보내는 엄마의 진심어린 마음이 제 딸에게 꼭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사랑하는 내 딸 영순이에게
사랑하는 내 딸 영순아, 그 동안 잘 있었니?
너와 헤어진지도 벌서 10년도 넘는 세월이 흘러갔구나.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이 긴 세월동안 우리 딸은 얼마나 변했을까, 엄마는 가끔 눈을 감고 네 모습을 그려보군 한다.
돌이켜보면 부모자식이라도 서로가 살기가 어려워 곁에 두고도 안부조차 물을 수 없이 막막한 세월을 살았다.
나는 남들처럼 자식을 많이 낳은 것도 아닌데 그 자식들이 시집장가를 간 다음 나 살기가 바빠 너희들을 자주 들여다보고 걱정을 해주지 못했다.
내 딸 영순아, 너도 알다시피 네 오빠가 강원도에서 그렇게 비명에 저 세상으로 먼저 가지 않았니.
그리고 홀로 남겨진 며느리가 두 아들을 키운다고 눈물을 흘리면서 뛰어 다녔지, 그렇다고 곁에서 도와주지도 못 하고 며느에게 늘 미안한 마음 뿐 이다.
그래도 나는 그 며느리 짐을 덜어 준다고 손자 하나를 내가 데리고 온 것이 지금은 정말 잘한 일 같아.
어마는 내 앞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암담한 길을 떠났지만 며느리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 손자와 함께 탈북을 했다.
 그렇게 데리고 온 손자덕분에 나는 자식들이 없이 홀로 사는 고독함도 조금 덜게 되었다.
내 딸 영순아.
지금 우리 손자는 남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유학공부를 하고 있고 작년에 내 팔순잔치라고 할머니를 찾아 와 내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다시생각해 보아도 내가 그 때 손자를 데리고 오기를 정말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딸 영순아. 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하루에도 그 몇 번 네가 사는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엄마는 마음속으로 걱정만 하고 있다.
내가 올 때 네가 사는 것을 다 보고 왔으니까 지금도 그 어두운 곳에서 하루 하 루  살아남으려고 얼마나 애를 쓰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도저히 눈을 감고 잠을 잘 수가 없다.
언젠가 나는 인편으로 우리 며늘애가 다시 재가를 갔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건 내가 생각해도 잘 한 일이다.
 그 어려운 세상에서 젊은 여자 혼자 산다는 것은 너무나 혹독한 일이지. 큰 손자는 내가 데리고 와서 공부도 원 없이 하고 자기 희망을 꽃 피우고 있지만 두고 온 둘째 손자는 지금 북한에서 어쩌고 있는지, 내가 손자를 둘 다 데리고 왔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후회도 때로는 해 본다.
 그래도 에미 에게는 제 속으로 낳은 자식 하나야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어 작은 손자를 두고 온 게 너무 후회된다.
내 딸 영순아. 내가 한국에서 가끔 보내주는 얼마 안 되는 돈이 네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돈이 있어 내 딸이 죽지 않고 목숨은 유지 하고 있을 것이라고 위안을 해 본다.
내 딸 영순아. 엄마는 나이가 많아 이제는 일을 할 수도 없고 나라에서 보태주는 기초연금으로 살고 있다.
나는 내가 만일 지금 북한에서 살고 있었다면 이런 호사를 절대로 꿈꿀 수가 없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민족이라고 이 나라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 집을 주고 지하철도 무료, 치료를 받아도 웬만한 것은 다 무료로 돌봐준단다.
너는 네 형님 소식을 드믄히 듣고 있는지?
혹시 네 형님에게 인편이 닿거든 나는 한국에서 잘 살고 있고 아들도 자기 희망을 꽃피우기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고 있으니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꼭 전해주기 바란다.
내 딸 영순아. 엄마는 인생 말년에 처음으로 이렇게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며 살고 있지만 늘 눈만 감으면 네 걱정 뿐 이다.
네 나이또래 북한 여성들도 많이 왔는데 엄마는 가끔은 저 속에 너 도 함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딸 영순아. 너는 아직 하나님에 대해서 잘 모르겠구나.
엄마는 한국에 와서 하나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나도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절실하게 느껴본단다.
나는 오직 내 딸도 나처럼 적어도 먹을 걱정이 없고 인간다운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곤 한다.
그리고 이게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오늘도 역사하신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나는 북한의 백성들이 지금도 굶주리고 인권을 유린당하며 살고 있을 생각을 하면 한 숨이 절로 나고 먼저 세상을 뜬 자식, 두고 온 가족들이 걱정이 된다.
가족이 갈라져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 보지도 못하고 도움도 줄 수 없이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단 말이냐? 통일이 되어 우리서로 얼싸안을 그 순간을 눈앞에 그려보면 벌써부터 행복의 눈물이 흘러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글자조차 보이지 않는구나.
사랑하는 내 딸 영순아, 엄마는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오직 우리 딸이 건강하게 잘 살아 있어주기만을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영순아, 그 날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 민족이 이제 다시는 헤어지지 말고 한 강토에서 오래도록 행복을 누리며 후손 대대로 살 통일의 날은 멀지 않았다.
엄마는 너를 만날 때까지 아플 수도 없고 쓰러지지도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른다.
너도 엄마를 다시 만날 때까지 반드시 건강하게 잘 살아 있어야 한다.
엄마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희망을 가지고 웃으며 산다.
내 사랑하는 딸 영순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다음 편지를 또, 고대하면서 부디 잘 있어라. 안녕히.
경기도에서 엄마로부터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평범한 사람들이 배고프지 말고 그저 인간답게 자유롭게 살고 싶은 이 가장 기본적이고 소박한 꿈을 이룰 수가 없어 사랑하는 혈육과 고향을 떠났습니다.
어떤 이는 그 것이 나라를 배반한 역적과 같은 죄가 아닐까, 마음의 자책을 느낀다고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이런 삶을 택했다면 사정은 조금 다르겠지만 적어도 북한정권이 이들에게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해 준 게 아니나요?
북한사시는 이혜선시의 따님께서도 간절한 삶의 목적을 위해 어절 수 없이 고향을 떠난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해 주시고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대로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계셔 주시길 저도 바랍니다.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 2019-05-02 (조회 : 226)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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