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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이탈리아편 (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베네치아

방송일 : 2019-04-30  |  진행 :  |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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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 마음대로 떠나는 자유여행의 이야기꾼, 김소라입니다. 오늘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제국과 르네상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이탈리아로 떠나봅니다. 이탈리아의 국토 모양은 꼭 장화구두처럼 길쭉하게 생겼는데요, 한반도처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의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클래식 음악, 건축, 미술, 음식, 패션, 관광, 그리고 축구로 매우 유명한 나라입니다. 한 나라가 이렇게 다양한 강점을 갖기도 힘든 일인데,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축복받은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는 특히 관광산업이 매우 발달한 나라여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몇몇 도시의 관광수입이 상당하다고 해요. 그리스 로마신화의 중심지인 수도 로마, 특유의 낭만이 살아있는 피렌체, 음악과 패션의 도시 밀라노,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남부 휴양지 포지타노,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나폴리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렘을 주기 충분한 여러 도시들이 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가볼 곳은 이탈리아 북동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도시, 베네치아입니다.
이곳은 과거에는 지중해 상권을 장악하여 무역의 중심지였고, 동서양 문물이 공존하는 합류지점이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이를 배경으로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희곡을 쓰기도 했죠. 아참, 베니스는 베네치아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베니스 영화제]라고 하는 국제 영화 시상식도 유명합니다. 1932년에 시작된 이 영화제는 국제 영화제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프랑스의 칸 국제 영화제, 독일의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이 시상식은 매년 8월에 열린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저는 7월에 여행을 했기에 영화제 구경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꼭 영화제가 아니라도 베네치아에는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베네치아는 12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150여 개의 운하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120여 개의 섬 중에서 6개의 섬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인공섬이라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이곳은 완전한 항구 도시여서, 도시 전체가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기차나 버스 같은 육지 교통 시설은 별로 없고, 수상 택시나 곤돌라 같은 교통 시설이 발달해 있죠. 곤돌라는 베네치아의 아주 독특한 명물인데요, 나무로 만든 기다란 배를 말합니다. 베네치아의 도시 구조는 폭 약 5미터 내외의 건물 사이사이로 땅 길이 아닌 물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곤돌라는 그 물길 사이로 운행을 하는데, 긴 배에 5명 정도가 한 줄로 앉게 되어 있고 제일 앞에는 배를 운전하는 선원이 노를 저으며 운행을 하지요. 곤돌라 선원을 곤돌리에라고 부르는데요, 독특한 것은, 클래식 음악의 나라답게 곤돌리에 대부분은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해서 배를 운행하는 내내 이탈리아 가곡이나 오페라 아리아를 불러줍니다.
저희가 탔던 배의 곤돌리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외모부터가 일단 범상치 않았습니다. 세계적인 성악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고향이 바로 이탈리아거든요. 파바로티처럼 큰 키와 몸집, 그리고 덥수룩한 수염이 가득했던 저희 배의 곤돌리에도 곤돌라를 타는 30분의 시간동안 노를 저으며 열심히 노래를 불러주었어요. (오 솔레미오 BGM) 곤돌라는 가격이 무척 비싸다고 해요. 보통 한 대당 10만 달러에 가까운 금액이고, 곤돌라 운행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도 엄청 많은 터라 대부분의 곤돌리에들은 가업을 승계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정말 낭만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좁은 물길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기다란 나무 배 위에 앉아, 마치 공연장에 와 있는 것처럼 생생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를 지납니다. 건너편 배에 탄 관광객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하고, 건물 안에 있는 베네치아 시민들과도 눈이 마주치는 대로 또 신나게 인사하고요.
곤돌라 탑승을 마치고 나서, 저는 베네치아의 중심지 산 마르코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산마르코 광장은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네치아의 대표 명소입니다. 광장의 3면이 아름다운 건축물의 주랑, 그러니까 지붕이 있는 긴 복도로 둘러싸여 있어 거대한 공연장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3층 정도의 높이로 된, 창이 수 백 개 나 있는 기다란 통로가 ㄷ자 형태로 길게 이어져 있고, 그 앞 광장은 많은 관광객들과 비둘기로 북적입니다. 광장 정면에는 산마르코 대성당과 베네치아에서 가장 높은 종탑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 종탑은 진한 갈색 벽돌로 지어져 우뚝 서 있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베네치아에는 높은 건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종탑의 위엄은 더욱 돋보입니다. 산마르코 광장에서 찍은 사진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지, 한동안 제 손전화 배경 화면으로 설정해 둘 정도였어요. 그만큼 멋진 분위기를 자랑하는 장소입니다.
돈을 조금 내면 종탑 꼭대기에 올라가 도시 전체를 조망해볼 수 있다고 하는데, 굳이 올라가보지 않아도 베네치아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어느 관광지나 다 그렇겠지만 특히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이 나라는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또 이탈리아의 다른 도시를 돌아볼 터이지만, 워낙 역사적 관광 명소가 많고 예술의 역사가 유구한 곳이라 그런지 이탈리아를 두고 “선조들 덕을 가장 많이 보는 나라”라고 평가하기도 하죠. 어쨌든 저는 종탑에 올라가는 데 돈을 쓰는 대신, 베네치아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에 들어가 이탈리아식 전통 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탈리아 하면 커피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청취자 여러분들껜 매우 생소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커피는 아마도 미국의 [스타벅스 커피]일 것입니다. 세계 어딜 가도 이 커피를 마실 수 있거든요. 그런데 유일하게 스타벅스가 맥을 못 추는 나라가 있었으니, 바로 커피 강국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눈을 씻고 봐도 스타벅스를 찾아볼 수가 없어요. 워낙 커피로 유명한 나라다보니 자부심이 어마어마해서 이탈리아식 커피만을 고수하거든요.
잠깐 커피 이야기를 해 볼까요? 커피는 재료와 방법에 따라 이름이 붙여집니다. 에스프레소는 소주잔만한 컵에 커피 원두를 진하게 압출해서 내린 한 모금짜리 커피이고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 커피를 가장 즐겨 마십니다. 마시는 방법도 따로 있어요. 설탕을 한 수저 넣고, 달짝지근하게 만들어 한 모금에 홀짝 다 넘겨버리는 거죠. 그러면 커피의 풍미가 입 안에 가득해집니다. 처음엔 이 방법을 몰라 조금씩 혀끝으로 맛을 봤는데, 세상에 얼마나 쓴지 이 독한 것을 왜 먹나 싶었죠. 그런데 이탈리아 방식대로 마셔보니 커피 향이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을 만큼 아주 향기로웠습니다. 사실 저는 까페라떼를 즐겨 마시거든요. 커피를 뜻하는 까페와 우유를 뜻하는 라떼가 합쳐진 말로, 커피우유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초콜릿을 더한 까페모카도 있구요, 얼룩이라는 뜻의 마끼아또 그러니까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넣어 진한 커피색 얼룩이 보이는 커피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름이면 생각나는, 아이스크림에 커피를 끼얹은 아포카토도 있죠. 아포카토는 이탈리아어로 빠지다, 익사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라고 해서 다 같은 커피가 아니죠? 이탈리아어로 된 커피 이름을 전 세계 카페에서 다 통용할 정도이니, 가히 커피 강국이라 할 만 합니다.
베네치아의 카페는 사실 어느 곳이나 다 아름답습니다. 재미있는 건, 카페마다 자릿세가 있어서 커피를 사갖고 나갈 때 가격과 가게에 앉아 마실 때 가격이 다르다는 건데요. 그래도 베네치아 카페에 가봤다! 하고 자랑하려면 자리에 앉아야겠죠? 4달러 정도의 돈을 내고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셨습니다. 남조선에서는 절대 돈 주고 마시지 않는 것이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전부 에스프레소만 마시길래 저도 따라해 봤어요. 마치 베네치아 섬의 주민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베네치아에서의 일정은 딱 하루였기 때문에,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저는 다시 배를 타고 육지로 출발해야만 했습니다. 따사로운 지중해의 태양을 받아 금가루를 흩어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물결은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정말이지 볼 것 들을 것 먹을 것이 넘쳐나는 이탈리아에서의 시간은 한 열 배는 빨리 흐르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었죠.
이제 다음 시간에는 유럽의 마지막 일정, 인류 문화유산의 보고인 로마로 떠납니다. 과연 그 곳에는 또 어떤 즐거움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청취자 여러분, 기대해 주세요.
 
입력 : 2019-04-30 (조회 : 90)  |  북한개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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