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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담화 내부에 안알리고 美시간에 맞춰 발표…압박에 무게

글 : 아나운서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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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대미 경고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지만, 정작 이를 내부엔 공개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북한의 공세가 연말 목전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한층 더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정세의 유동성과 대화의 여지 등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일방적으로 밝힌 연말시한을 한 달도 안 남기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고위당국자들의 대미 경고 메시지를 잇달아 내보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핵심 인물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5일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필요시 대북 군사력 사용'과 '로켓맨' 발언에 대해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며 향후 '말폭탄 대응'을 경고했다.
앞서 4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던 군 서열 2위 박정천 총참모장은 "신속한 상응 행동"을 언급하며 "미국에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좀 더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라고도 했다.
북미 대화의 경색국면이 장기화하고 기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북한은 하루도 안 돼 민감하게 반응하며 연일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들 담화를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을 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는 관영매체에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확실하지 않아 여지를 남겼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와야 비핵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고, 북한 관영매체들도 일제히 이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김 위원장의 발언을 뒷받침한 김명길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고문,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등 고위 당국자들의 대미 경고성 담화는 중앙통신을 통해서만 발표했다.
이들의 발언은 대부분 북한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시사하고 북미 간 거친 설전을 담고 있었지만, 북한이 이를 공개하지 않아 일반 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주민들에게 미국의 제재 압박에 맞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와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을 매일같이 외치는 만큼 대미 비난전을 공개해 분위기를 더욱 띄울만한데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반도의 정세 변화 이전까지만 해도 대미 비난성 담화를 공개하는 데 거침이 없었던 것과도 비교된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연말 시한을 앞두고 더욱 거세지는 대미 경고성 발언이 순수 대외용, 즉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임을 말해준다.
미국이 여전히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는 있지만, 북미 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상황에서 향후 정세 변화를 의식하며 대화의 여지를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이 당국자들의 미국 관련 발표가 미국의 오전 시간대에 맞추거나 밤 시간대를 피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박 총참모장과 최 제1부상의 맞대응 경고 담화는 4일과 5일 모두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시각 오전 8시인 한국 시각 밤 10시께 맞춰 발표됐다.
지난달 14일 김명길 수석대표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협상 제안 사실을 공개하며 '근본적 해결책'을 요구한 담화도, 이후 약 1시간 40분 뒤에 나온 김영철 위원장의 한미훈련축소 관련 담화 역시 한국시간 오후 9시 20분께와 오후 11시께로 미 동부시각 기준 오전에 맞춰 나왔다.
북한의 릴레이 담화가 미국에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피력하면서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압박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입력 : 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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