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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개혁개방위원회》의 “빨간책” 전문-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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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왜 백두산혈통을 숙청하는가.

 

- 지난 회에 이어 계속 - 

2. 3.8부녀절의 비극과 백두산 혈통

 

201239일 조선중앙텔레비죤에서는 아주 특별한 영상을 방송했다. 로인들, 특히 조선인민군의 고급군관과 장령들은 텔레비죤을 보다가 충격을 받아 할말을 잃었다. 한때 조선인민군의 최고 권력자이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정일의 의형제 3명중 맏이였던 81세의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3.8부녀절을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온 가족과 함께 29세의 새파랗게 젊은 김정은 앞에서 충성의 노래를 부른 것이다.

이날 조선중앙방송은 음악회가 고조를 이루는 가운데 관람자들도 무대에 초청됐다고 밝혔는데 리룡하 당중앙위 제1부부장, 김원홍 인민군 (당시) 총정치국 조직담당 부국장이 오극렬처럼 가족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오극렬의 경우 가족이 무대에 올라 중창을 했는데 이상한 것은 좌석에 앉아 오극렬 가족을 보는 김정은과 장성택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굳이 텔레비죤과 로동신문에 내보낸 것이다.

81세의 늙은 오극렬은 부인과 딸, 손녀 등 온가족이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고 52살이나 어린 29살의 김정은은 삐딱하게 앉아서 아주 우습다는 듯이 박수를 치고 있는 사진이다. 그 옆에 흰옷의 장군복을 입은 장성택도 함께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얼핏보면 평범한, 오극렬과 여러 최고위급 간부들의 가족들의 노래를 보며 즐거워 하는 것 같지만 이 사진에는 최고위급 간부들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그 이상의 메시지, 즉 김정은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를 보여주는 아주 중대한 메세지가 숨어있었다.

그것은 바로 김정은이 모든 백두산 혈통, 백두산 줄기의 우에 있는 최고의 혈통, 소위 백두산 혈통의 최고 정점이라는 것을 엄중하게과시하는 것이였다. 오극렬이 어떤 사람인가?! 1970년대와 80년대에 조선인민군에서 상위 이상의 군관을 했던 사람이면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전설적인 사람, 천재라고 소문났던 사람이였다.

오극렬은 친혈육은 아니지만 김정일과 최룡해 세사람이 함께 맺은 의형제의 제일 맏형으로 김정은에게는 큰아버지인 셈이다. 또 오극렬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 오중성의 외아들이이자 충신 중의 충신으로 선전하는 항일투사 오중흡의 5촌 조카이기도 하다. 오극렬이야말로 조선 최고 백두산 혈통 중의 백두산 혈통인 셈이다.

로동당 학습자료에 의하면 김일성의 첫 부인 김정숙이 해방후 데려다 키운 고아들 중의 한명이 바로 오극렬이다. 오극렬은 1949년 김일성의 부인이자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이 사망하자 만경대혁명학원에 들어갔는데 어린 김정일은 이붓어머니 김성애와 사는 것이 싫어 자신을 좋아하고 보호해주던 오극렬을 따라 만경대혁명학원에 가겠다고 일주일 넘게 생떼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는 최용건, 최현 등 다른 항일투사들도 모두 장군으로 불리던 때이고 김일성은 젊고 상대적으로 어렸기 때문에 다른 항일투사 자녀들은 계모인 김성애 밑에서 자라던 김정일을 노골적으로 구박하며 무시했다. 이런 김정일을 도와주고 보호해준 사람이 바로 김정일보다 나이가 10년이나 우인데다 주먹도 셌던 오극렬인 것이다.

중요하게는 쏘련의 그 유명한 대학인 푸룬제군사종합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1964년 경 공군대학 학장으로 공식 취임한 오극렬은 김정일에게 권력의 눈을 뜨게 해주고 야망을 키워준 정치적 스승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당시 김일성종합대학 대학생이었던 김정일은 오극렬의 사무실에서 거의 매일처럼 함께 먹고자고 하면서 권력의 미래에 대해 자주 논의했다고 한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등장하고 로동당 조직비서가 된 이후 오극렬은 197710월 인민군 부총참모장, 19799월 조선인민군 총참모장 겸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19809월에는 인민군 상장을 거쳐, 19854월 인민군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조선인민군의 최고간부로, 조선인민군의 실질적인 최고지휘관이 된다.

그러나 김일성의 편이였던 무력부장 오진우의 권력에 부딪쳐 2인자로 머물게 되자 오극렬은 김정일과 함께 조선인민군의 정치위원 제도를 페지할 것을 주장하게 된다. 그 리유는 정치위원들이 모두 김일성의 편이였기 때문이였다. 1966년 민족보위상이며 부주석이었던 김창봉의 무력 쿠데타에 당할뻔 했던 김일성은 군 지휘계통을 정치와 군사로 나누고 정치위원제도를 강화하면서 자기 심복들로 채웠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들 김정일의 권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서 오극렬을 통해 군대까지 장악하게 되자 불안감을 느꼈던 김일성은 오극렬을 총참모장직에서 해임하도록 한다. 하지만 김정일은 이듬해인 1989년 오극렬을 자기의 당조직부 산하 부서인 작전부장으로 임명하면서 자신에게 더 가까이 두었다.

이런 력사적 사건들과 일화들을 종합해보면 오극렬이 없었다면 김정은은 어린시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고, 후계자로서 성공할 수 있는 정신적, 리념적 야망을 가지지 못했다. 또 오극렬이야말로 김정일 시대 전반에 걸쳐 군대를 확실하게 장악함으로써 김정일 권력의 절대화, 신격화, 신조화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공로자, 공신이다.

김정은이 오극렬이 어떤 사람인지를 전혀 모를 수가 없다. 김정일은 2008년 중풍으로 쓰러졌다가 일어난 2009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11년까지 3년동안 김정은에게 후계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가르쳤기 때문에 오극렬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지 않았을 리가 없다. 사실 오극렬이 마음만 바꾸면 조선인민군을 동원해 김정은 하나쯤 제거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였지만 김정일과 의형제를 무을때 다졌던 의리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은 백두산 혈통의 정치적 스승이자 아버지 김정일의 스승이나 다름없고 큰 아버지나 다름없는 오극렬을 3.8부녀절에 무대에 세워 노래를 부르게 하면서 대 망신을 주었다. 오극렬도 대장이고 장성택과 김정은도 대장이지만 장성택은 흰 장령복을 입었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오극렬은 보위색 대장복을 입었다.

조선인민군의 최고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자, 조선인민군 전체 군관들의 모범이고 존경받는 스승이자 원로인 오극렬이 29살의 어린 손자나 다름없는 김정은 앞에서 가족과 함께 충성이라는 아양을 떠는 모습은 조선인민군 전체 군인과 군관, 장령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치욕이였다. 김정은은 오극렬에게 공개적으로 굴욕과 모욕을 줌으로써 김정은이 자신이 어렸지만 백두산 혈통 중에 최고 백두산 혈통이라는 것을 과시하고 조선인민군의 최고 존경받는 원로인 오극렬도 김정은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군대와 인민에게 확인시켜 주려 했던 것이다.

김정일 사망 이듬해인 2012년 가을 중국으로 탈출해 중국 국가안전부(조선의 국가안전보위부에 해당함)의 보호를 받고 있던 국가보위부의 한 고위간부는 중국 친구에게 오극렬이 그 어린 김정은에게 멸시와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총참모부 작전국 출신 원로 중의 한 사람이 하도 처참해서 이틀밤을 술마시고 울었다고 말했다는 소문이 베이징 외교가에 돌기도 했다.

젊은 시절, 유학시절의 오극렬은 천재로 불리웠고 쏘련 정부가 귀국하지 말고 남으라고 강력하게 권고하고 회유했을 정도로 수재였다. 귀국해서는 군사분야의 천재로, 존경받는 지휘관으로 이름을 떨쳤고 김정일이 가장 아끼는 부하이자 의형제의 맏형이였다.

그랬던 오극렬이 201238일 기념음악회 무대에서 온 가족을 세워놓고 노래를 부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오래살면 손자가 로망하는 모습을 본다는 속담을 생각했을까?! 로동신문에 난 오극렬의 사진이나 조선화보 등에 소개된 오극렬 사진을 보면 항상 무표정하다. 20123.8부녀절 노래부르는 오극렬의 사진은 무표정하지만은 않았다.

김정은으로서는 아들에게 백두산 혈통을 가까이 두지말라고 유언을 남긴 아버지 김정일의 말대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인간으로서, 정치가로서 김정은의 사상·정신·윤리 상태가 얼마나 썩어빠졌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20123.8부녀절의 기념 음악회는 조선에서 백두산 혈통의 사망을 알리는 백두산 혈통 사망 기념 음악회였던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가문의 3대세습독재권력을 유지하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백두의 혁명전통이 이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입력 :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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