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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쟁포고'속의 평양
작성자 수정 작성일 2013-04-02  (조회 : 556)

엊그제는 軍 통신선 절단, 어제는 개성공단 위협, 또 며칠 전엔 김정은의 연이은 특수부대 시찰, 요즘 언론에서는 아침저녁으로 마냥 김정은의 ‘전쟁불사“를 빼놓고는 별로 들을만한 소식이 없다.

한반도에 감지되고 있는 비상사태를 놓고 온 세계가 말 그대로 숨을 죽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B-2스텔스 , F-22랩터 등 최첨단 무기까지 한국에 잇달아 배치하는 등 예년에 없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자 김정은은 잔뜩 독을 품고 동분서주하는 모양인데 평양은 묵묵부답이란다.

며칠 전에 평양에 다녀 온 한 외신기자는 시민들의 평온한 모습을 상기하면서 어디에서도 ‘전쟁기운’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 통화한 국경지역에 사는 북한사람도 전쟁이라는 말을 듣고는 비아냥 어조로 전쟁을 어떻게 하는 가고 도리어 반문한다.

하긴 정전 이후 반세기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전쟁, 미국, 남조선을 떠들어서 지칠 때도 되었지.

거기다가 없는 국력을 뽐내며 가짜 사진까지 만들어 언론에 유포시킨다니 전쟁이 아이들 놀음도 아니고 기가 막힌다.

내가 중학교에 막 진학하던 1970년대 중반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고 북한에서는 공장, 기업소에 대한 소개사업을 진행하고 노약자, 환자들을 대피 병목으로 지방으로 소개시키던 때가 있었다.

황해도 전연지대에 사는 일부 사람들의 친인척들이 남조선의 국군에서 군복무를 한다는 지, 황해도 어느 지역의 땅굴에서는 어느 세월에 숨어든 간첩들이 욱실댄다는 지. 세상물정에 눈이 어두운 어떤 노인네들은 자기 아들이 국군에서 중대장을 한다고 자랑한다는 지 하여간 희한한 갖가지 루머들이 이 입에서 저 입으로 건너다니고 그래서 성분 나쁜 황해도 전연지대에 사는 사람들과 속까지 빨간 함경도의 로동당원 가족들을 아예 통째로 이주시키는 거창한 물갈이사업이 진행되었다.

평양과 함흥을 비롯한 큰 도시에서는 이른바 성분 나쁜 사람들이 떼거리로 심심산골로 추방당하고 주택가에 사는 사람들은 전쟁을 대비하여 집 앞에 김치 움 속에 방공호를 마련하고...

북한 전 지역이 준전시라는 최고사령관 명령에 말 그대로 달달 볶이면서 싸이렌이 울리면 정신없이 차광막을 내리고 대피호로 기어들어가고...

지금도 생각하면 왜 그렇게 무식하게 살았는지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중학교 시절 내 키만 한 자동보총을 메고 처음으로 붉은 청년근위대에 입대하던 때부터 대학재학중 6개월간의 교도훈련도 그렇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적위대 훈련기간에도 밤낮없이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 미제침략자들을 소탕하라!’를 외치고 동네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인민군대를 위한다고 형편없는 치약, 칫솔에다가 토끼 가죽까지 시장에서 사다가 학교에 바친 것도 다 그놈의 전쟁 때문이었다.

영화도 전쟁영화는 왜 그리 많고 수령을 위해 목숨 바쳤다는 애 어린 영웅도 다 전쟁 영웅인걸 보면 전쟁이란 단어는 북한사람들의 일상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오르내린다.

북한은 아직도 1950년 대 한국전쟁 후 김일성이 미국사람들이 100년이 걸려도 못 일어선다고 장담한 전후복구건설을 2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해내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워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자랑한다.

전쟁은 모든 것을 폐허로 만든다.

전쟁은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서로를 적으로 만들고 이산가족을 만들고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에 원한이 쌓이게 한다.

1950년부터 반세기도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전쟁의 아픈 상처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남쪽으로 피신한 가족 때문에 북한의 형제는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고 평생을 출신성분을 탓하며 가슴을 치며 살아왔다.

누구에게는 전쟁의 아픔이 혈혈단신 전쟁고아라는 아픔을 가져다주었고 누구에게는 평생을 불효한 불효자라는 멍에를 씌웠다.

폐허, 죽음. 아픔 외에도 전쟁은 숱한 아픈 기억을 되살린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전쟁, 누구도 바라지 않는 전쟁을 북한 독재자만이 열심히 외친다.

북한 선대 독재자들과 마찬가지로 김정은도 전장에서 총 한방 쏴보지 않고도 장군과 최고사령관이라는 자리를 애들의 땅따먹기 놀음을 하듯 하루아침에 쉽게 거머쥐었고 할배와 아버지가 그렇게도 집착하던 권력의 끈을 어떻게든 놓지 않으려고 악착하게 전쟁을 부르짖는다.

북한이 즐기는 명언이 있다.

‘불을 좋아하는 자는 불에 타 죽기 마련이다.’

하룻강아지 무서운 줄 모르는 부나비마냥 전쟁게임을 즐기다가 어느 순간에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는 실전이 발생할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생긴 것처럼 우둔하고 미련한 김정은이라고 해도 전쟁을 통해 얻을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것쯤은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불안정한 정국을 두고만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굶주림에 지치고 만년전쟁에 지치고 3대를 이어온 독재자들의 거짓선전에 지친 북한주민들의 마음에 이미 전쟁은 평생을 들어 온 노랫가락처럼 평범하다.

세상에서 가장 인민을 위한다는 독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과연 전쟁뿐인지 인민의 심판으로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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