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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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순씨가 그리운 조카에게

방송일
2019-01-18
진행
김정현
시간
금요일
<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딸랑, 딸랑, 해마다 귀에 익은 그 소리, 모금 하시는 분들이 흔드는 방울 소리가 정겨운 저녁입니다.  저는 북한에서 자본주의사회는 돈 밖에 모르는 사회라고만 배웠습니다. 그래서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살 수 없는 사회인 줄 알았죠. 그런데 제가 한국에서 살아 보니 가진 것이 많아서 나누는 사람도 있지만 한 생 어렵게 장사를 해서 모으신 돈을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고 전부 기부하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더라고요.
해마다 겨울이면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 한 장이라도 더 나누어 드리려고 사랑의 열매, 모금 운동이 진행되는데 제 생각엔  사랑의 열매가 이 번엔 더 많이 열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이 다 함께 더불어 따뜻한 겨울을 날 것 같습니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이 밤 파랑새 체신소를 찾으신 방금순씨는 이제는 만나본지가 무려 40년이나 되시는 정말로 그리운 조카에게 편지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 사연을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에 사는 방금순입니다.
저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어렵게 북한을 떠나야 했습니다.
북한에서 살 때 저는 대한민국에서는 개도, 돼지도 안 먹는 음식도 아닌 것도 배불리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어려운 고난의 행군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정말 천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에 대한 추억은 될수록 하고 싶지 않지만 북한에 하나뿐인 제 조카가 있어 지금 살아나 있는지,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카의 안부가 항상 걱정스러워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진지도 오래된 제 조카에게 고모가 사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꼭 들려주고 싶습니다.
이 편지가 우리조카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운 조카에게 몇 자...


이제는 50대의 가장으로 살고 있을 그리운 조카영철아, 그 간 잘 있었니?
너와 헤어진지도 몇 십 년이 되어 오기에 사실 고모도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네 얼굴이 떠오른다.
정상적인 서신교류가 있은 것도 아니고 고모의 기억엔 군대에 가는 날 잠시 본 네 모습이 다구나. 언젠가 우연히 평성을 지나다가 너 네 집에 잠시 들렸는데 우연인지, 바로 그 날이 네가 군대에 가는 날 이었거든.
조카 영철아, 북한이라는 나라는 여행의 자유도 없고 거주이전의 자유도 없다보니 집안에 큰 대사 가 있기 전에는 살아 있다고 해도 서로 얼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
정말 비극 같은 이야기다.
더군다나 네 아빠 되는 내 동생은 너를 낳은 후 네가 어릴 적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네 엄마 되는 형님과도 별로 거래가 많지 않았어.
그래도 네 엄마는 너 하나 키우며 악착스럽게 살아보려고 많은 애를 썼어.
그런데 나라가 점차 어려워지고 도저히 여자 혼자 힘으로 살기가 힘들어지니까 네 엄마는 너를 데리고 애가 넷이나 되는 남자에게 재가를 한 것이다.
그렇게 재가를 해서 다시 애를 둘씩이나 낳았으니 너까지 자식만 일곱이 된 셈이지.
영철아, 고모가 되어 언제 조카라고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해 먹이지 못한 나를 용서해주기 바란다.
고모도 제 살기에만 바빠 오빠가 남기고 간 조카인 너를 미처 잘 보살피지 못했어. 지금은 정말 많이 후회되고 한 번이라도 잘 해주고 싶지만 흘러간 세월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구나.
이제는 내 생활도 괜찮아지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보니 오빠가 남긴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네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 그런데 헤어져 산 세월이 너무 오래되다 보니 서로 안부를 묻고 싶어도 도저히 연결조차 할 수 없구나.
아직도 군에 그냥 있다면 무엇을 하고도 남았을 테고 혹시 사회에서 살고 있다면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잘 상상이 안 된다.
조카도 이젠 나이가 있으니 어쩌다 한 번 이 무정한 고모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살다보면 인생은 후회투성이야.
내 조카 영철아,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때가 기억 날거다. 그 시기 우리 식구들은 나무껍질이며 감자껍질, 사람이 씹을 수 있는 것은 다 먹었다.
한국에 와 보니 짐승도 북한 사람들보다 더 좋은 걸 먹고 있더라.
똑 같은 하늘아래 사는 한 민족이 어쩌다 이렇게 하늘 땅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나는 그 것이 지금도 의문이다.
고모는 북한에서 한 생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다 하면서 살았다. 보수 없는 일을 하면서도 그 것이 나라와 지도자에게 충성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고 살았다.
한국으로 온 뒤에야 나는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나라, 오직 한 사람을 위한 희생을 강요당하며 살았다는 것을 알았다.
내 조카 영철아, 너도 물론 장가도 갔을 것이고 자시들도 다 컸을 텐데 북한에서 아직도 그러면서 살고 있겠지.
참, 네 엄마는 아직도 평성에 살고 있는지? 너무 오랫동안 소식 한 장 없던 조카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 무슨 말부터 어디부터 해야 될지 잘 모르겠어.
내 조카 영철아, 고모는 딸 셋을 낳고 그럭저럭 살고 있었는데 먹고 살기가 어려워 먼저 탈북을 했던 큰 딸은 북한으로 북송된 후 아직까지 소식 한 장 없어.
들리는 말로는 정치범으로 수성 교화소에 갔다고 하더라. 지금도 고모는 큰 딸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어쩌다 한 번씩 행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점집에 가 보곤 하는데 아직 큰 딸이 두고 간 자식 때문에 안 죽고 살아 있다고는 하더라만 정상적인 사란도 살기 어려운 수용소에서 그게 가능하겠어?
그게 정말이라면 그래도 통일이 되면 만나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지만 북한에서 일반 교화소에 가도 살아남기가 어려운데 정치범으로 간 내 딸이 그 것도 이제는 10년이나 지났는데 살아나 있을지, 나도 잘 모르겠어.
내 조카 영철아, 나머지 두 딸들은 한국으로 와서 각 자 자기 살림을 하면서 잘 살고 있어.
살아있는 자식들은 이제 걱정이 없다만 북한으로 북송된 큰 딸은 고모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어.
여기는 북한과 달라 자기만 열심히 살면 부자도 될 수 있어. 그리고 적어도 여기는 북한처럼 굶어죽는 사람은 없어.
내 조카 영철아, 조카가 북한 어디엔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우리 한 번 만날 수  있을 거야. 고모와 사촌누나들이 여기 살고 있으니 언제든 기억하고 고모가 죽기 전에 꼭 만나보고 싶어.
내 하나밖에 없는 조카 영철아, 고모는 너와 지낸 시간이 많지 않아 너에 대한 추억은 별로 많지 않다. 그렇지만 너 하나 바라보고 애지중지 키워준 네 어머니를 절대로 잊지 말고 잘 돌봐 드려라.
그리고 통일되면 꼭 만나보고 싶다는 이 고모의 부탁도 명심하기 바란다.
그 날 까지 조카와 가족모두 건강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고모의 마지막 부탁이니 꼭 잊지 말기 바란다. 잘 있어라.
서울에서 고모가~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같은 나라 안에 살면서도 마음대로 여행을 할 수 없고 국가가 허락 해준 사람만 이동이 가능한 나라, 에이~ 그런게 어디있냐고요? 있습니다. 제가 지난 날 살았었고 지금은 남겨진 혈육들이 또, 그렇게 살고 있는 곳 북한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여행의 자유가 없어 한 나라 안에 살면서도 이산가족처럼 살 수 밖에 없었던 방금순씨, 지금은 남과 북으로 갈라져 남이 되어 살아가는 한국에서 사시면서 또다시 그리운 조카를 마음속으로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믿기지 않고 상상하기도 어려운 이 현실을 세상이 알아야 하고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고모님과 하나밖에 없는 조카 분이 반드시 다시 만나시기를 저도 열심히 응원하면서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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