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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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순씨가 사랑하는 딸에게

방송일
2020-02-04
진행
김정현
시간
금요일
파랑새 체신소?


파랑새 체신소는 세대를 이어가며 가슴에 한으로만 남은 실향민, 탈북인들의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북녘으로 전해 드립니다.
손 내밀면 지척인데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더 가슴 아픈 북한으로 뜨거운 눈물과 그리움을 담아 전하는 그 들의 사연을 신청자 본인들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드립니다


<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진행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입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신청자: 저는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이름은 남기순 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네, 남기순씨, 안녕하세요?
 파랑새 체신소를 찾아오신 사연이 있나요?


신청자: 너무 어린 나이에 시집을 보내면서 헤어지게 된 딸...
 1남3녀 중 유일하게 북한에 남겨진 딸, 이제는 그의 나이도 50대다
 상상도 잘 안 되는 딸의 현재 모습이 그립고 함께 할 수 없어 가슴
 아픈 엄마의 심정....


진행자: 남기순씨는 딸과 헤어진 사연이 다른 분들과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나이나 생활조건에 관계없이 부모에게 자식은 영원한 자식입니다.
 따님에게 제일 해 주고 싶은 있다면 그 게 뭘까요?


신청자: 엄마 손으로 직접 만든 따뜻한 밥 한 끼 먹여보고 싶다....


진행자:  자, 그러면 북조선 청취자분들에게 남기순씨가 직접 쓰신 편지
 전해 주세요.


<파랑새 체신소 >편지


사랑하는  딸에게
딸아, 우리가 헤어진지도 벌써 25년이 지났구나.
생각해 보니 이 세상에서 너와 내가 엄마와 딸로 산 세월보다 헤어져 산 세월이 더 길었구나.
사랑하는 딸아, 북한 같은 나라에서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나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하지만 그래도 늘 배부르게 먹이지 못하고 잘 해 주지 못한 마음에 엄마는 네 생각을 하면 항상 마음이 아프다.
딸아, 너는 맏이로 태어나 동생들 때문에 늘 제대로 먹을 수 없었고 제일 가슴 아픈 건 점심을 먹겠다고 그 먼 학교에서 집으로 오면 강낭 밥조차 없어 굶겨서 학교로 보내고 엄마가 울었던 일들이다.
사랑하는 내 딸아, 엄마가 어찌 한 시인들 잊을 수 있겠니?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갈 수 있었는데도 너는 집 생활이 어렵다고 네 꿈을 다 접고 지하에서 무기를 만드는 군수공장에 다니며 합숙생활을 하지 않았니.
그리고 엄마생일에 준다고 합숙부엌에서 토끼를 키워 가져 오던 일이며 군수품공장에서 어쩌다 삶은 닭 알을 한 알씩 주면 그 걸 먹지 않고 모았다가 동생들 준다고 가져 오던 너였다.
그런데 냉장고가 없는 북한에서 너도 먹고 싶은 걸 참아가며 그렇게 모아가지고 온 닭 알이 집에 가지고 와 보니 다 썩어 너도 못 먹고 동생들도 먹을 수 없게 되어 다 버릴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일들이 어제 일 같구나.
그런데 어쩌다가 너를 그 땅에 두고 와서 우리 식구 모두 가 오늘날엔 너를 그리워하고 네 생각으로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구나.
일 년 가다 닭 알 한 두알 먹는 날이 명절이고 생일이었던 우리가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먹고사는 것에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을 네 생각을 하면 엄마는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 딸아, 네 동생들은 여기 한국에 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가 되고 연구사가 되었고 여동생은 세무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너는 어려운 세상에서 남편까지 잃고 자식들은 군에 보내고 혼자 몸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얼마나 고독하고 힘이 들겠니?
늘 외롭고 쓸쓸하게 살고 있을 사랑하는 내 딸아, 너무나 보고 싶고 그립다. 천금보다 귀한 내 맏딸이 살고 있는 북한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다 알 수는 없지만 엄마는 그 곳에 내 딸이 살고 있기에 눈만 뜨면 북한 소식이 궁금하고 늘 마음은 북한에 가 있다.
딸아, 엄마가 너의 처녀시절에 토끼가죽 신발을 한 켤레 사 주었는데 너는 그 걸 보물처럼 아끼고 또 아껴 처녀시절이 끝날 때까지 신었지.
어린 시절에 강낭 밥이나마 배불리 먹일 수 있었더라면 지금 엄마 마음이 이렇게 쓰리고 아프진 않으련만 ... 엄마 마음은 늘 쓰리고 터질 것 만 같구나.
내가 너를 평양에서 마지막으로 본 게 1994년 11월8일이었다. 이제 3일이면 첫 돌이 되는 손자 학준이가 네가 자꾸 우니까 뒤 잔등에서 저도 덩달아 울고 너를 달래노라 나도 울던 그 날의 만남이 너와 손자와의 마지막 이별이 될 줄을 그 때 누가 짐작이나 해 보았겠니.
그 때로부터 25년 세월을 엄마는 그 날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사랑하는 딸과 생이별을 하고 25년이 되어 오도록 우리는 남과 북으로 갈라져 영원히 다시 볼 수 없는 남이 되어 버렸구나.
사랑하는 딸아, 보고 싶다. 그립다.
딸아, 생각해보니 네 나이도 이제 50이 되었겠구나. 뽀얗던 너의 얼굴에도 이제는 잔주름이 잡혔을 것이고 까맣고 치렁치렁하던 그 고운 머릿결에도 흰 머리가 생겼을 텐데.... 근데 그런 네 모습이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구나.
사랑하는 내 딸아, 오늘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앉으니 오래전에 사망한 사위 생각도 나고 군에 간 두 손자 생각도 난다.
딸아, 운명은 모질어도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굳세게 살아라.
엄마와 여기에 사는 동생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너에게 돈은 계속 보내 줄 테니 절대로 나약한 생각을 하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 주기 바란다.
내 딸이 오늘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했을까, 엄마는 알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네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불러도 보고 말도 걸어본다.
마치 네가 내 옆에 같이 늘 함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는 내 딸아 이제 아들들이 제대하면 아버지가 있는 집 애들보다 더 잘 대해주고 그리고 어떻게 하든 너는 그 애들을 의지해서 잘 살아야 한다.
너에게 그 애들이 유일한 낙이고 살아가는 희망이잖아.
엄마는 지금도 어려서 공부한다고 집을 나가는 바람에 엄마 손으로 너에게 따뜻한 밥을 오래 먹이지 못 한 게 제일 후회가 되고 죄송한 마음이다.
친정엄마덕분에 사회적 선택은 그 나마 자유로운 우리 가족이었고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서 서로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건 분명히 하나님 은혜가 아닐까 싶다.
엄마는 우리 딸에게 해 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식당에서 일하고 있지나 않을까, 싶어 이쁜 장화도 세 켤레나 사놓았지만 너에게 전해 줄 길이 없구나.
딸아, 엄마의 가장 큰 소원은 통일이 되어 너를 반드시 다시 만나 보는 것이다. 이 건 엄마가 사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사랑하는 내 딸에게 못해 준 것이 너무 많아 해 주고 싶은 것이 많아서도 그런 것 같다.
그러니 내 딸아,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만 있어라. 그래야 엄마의 소원도 이룰 수 있지 않겠니.
엄마는 한국에서 정말 만족하게 살고 있으니 부디 엄마 걱정을 절대로 하지 말고 네 걱정만 하거라. 엄마가 살아있고 동생들이 살아 있는 한 돈은 어떤 방법으로든 보내줄게.
사랑하는 딸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엄마의 부탁, 이 밤이 새도 모자랄 것 같다. 너무나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서 그만 하고 다음에 또 소식 전할게. 잘 있거라. 꼭 다시 만나 잘 살아 볼 날을 기대하며 .... 서울에서 엄마가...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진행자: 네~ 남기순씨는 따님과 헤어진 사연도 남다른 것 같은데 막상 이렇게
 딸에게 편지를 보내시게 되니 소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신청자: 편지 읽은 소감을 이야기한다.( 그 당시로선 잘 나가는 가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살다보니 그 조건이 오히려 부모와 자식을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이야기...)


진행자: 헤어지신지 너무 오래되어 따님이 어머니의 목소리를 잊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부모와 자식만이 아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어 따님이
 어머니를 금방 아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던데요.
 따님에게 더 하실 부탁이 있다면....


신청자: 부탁의 이야기 간단히 한마디 한다.
 오랜만에 딸에게 직접 편지를 쓸 수 있게 해 주셔서 서 정말
 고맙습니다.


진행자: 네,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가 북한 사시는 기순씨의 따님에게 꼭
 가닿기를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그럼, 오늘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입력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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