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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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숙씨가 꿈에도 그리운 사랑하는 아들에게

방송일
2020-10-13
진행
시간

파랑새 체신소

파랑새 체신소는 세대를 이어가며 가슴에 한으로만 남은 실향민, 탈북인들의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북녘으로 전해 드립니다.
손 내밀면 지척인데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더 가슴 아픈 북한으로 뜨거운 눈물과 그리움을 담아 전하는 그 들의 사연을 신청자 본인들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드립니다

<꿈결에도  보고 싶은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아, 무정한 세월은 우리 인간들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관심조차 없이 유수마냥 잘도 흘러 너와 내가 헤어진지도 10년도 넘었구나.
붙잡을 수도 멈추어 세울 수도 없는 게 세월이지만 어차피 흘러가는 세월,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 수는 있지 않겠니?
그 동안 너의 모습도 장년의 되었겠고 두 아이의 아빠, 한 아내의 남편으로 많이 달라졌겠구나.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북한도 해마다 좀 더 나아지겠거니, 하고 생각하는데 들리는 소식으로는 점점 더 어려워져간다고 하니 요즘은 통 잠이 안 온다.
요즘은 무엇을 먹고 사는지, 아프지나 않는지, 그리고 내가 북한에서 이름을 지어준 손녀 정화, 손자 세혁이는 무탈하게 잘 크는지?
눈을 감으면 귀여운 손자, 손녀들이 눈앞에 어른거리고 마음이 착한 우리 며느리 모습도 보인다. 신기 한 건 지금 너와 헤어진 지 10년도 훨씬 넘었는데 눈 감고 생각을 해 보면 내가 북한을 떠나던 그 때 그 모습밖에 생각이 안 난다는 것이다.
자라는 애들이라 많이 변하고 아들 며느리 얼굴도 많이 변했을 텐데 말이다.
아들아, 너도 생각이 나겠지?
이쁘고 착하고 노래면 노래 못하는 것이 없고 효녀이기까지 해서 동네에서 소문났던 네 여동생을 두만강에서 잃어 버렸던 일을 말이다.
막내딸을 원한서린 죽음의 강 두만강에 묻은 후 엄마의 가슴엔 그게 너무 마음에 걸려 두만강을 쳐다보기도 싫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로 가슴이 아픈 일이 많았던 세월, 어려운 살림에 네 아버지마저 세상을 떴다. 조상들의 말처럼 남편이 죽으면 앞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는 말이 참 맞는 말이 것 같다.
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그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살길이 막막하다는 생각만 했는데 딸을 잃었을 때는 아무 희망도 용기도 없었고 살고 싶은 생각마저 없어졌단다.
내 아들아, 매일가슴만 쥐어뜯어 보아도 살 길도 막막하고 그렇게 우리 가정이 얼마 안 있어 다 망해 버릴 줄 알았는데 그래도 중국으로 간 네 누이를 만나보고 싶어 나 역시 한 많은 두만강을 건너게 되었다.
잠시 딸 소식을 알아본다고 엉겁결에 중국으로 들어갔는데 짧은 순간의 선택이 사랑하는 우리 아들과 이렇게 오랜 이별이 될 줄 엄마도 정말 몰랐다.
아들아, 엄마는 우리 식구 모두 뿔뿔이 갈라지는 그 세상이 너무나 싫었고 하늘도 무심하다고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중국에서부터 살아계신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하나님의 인도로 결국 한국에까지 오게 되었다.
오직 딸 하나 만나 보아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중국으로 갔지만 그 넓은 대륙에서 네 누나를 만난다는 건 솔밭에서 바늘 찾기였어.
아들아,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지 않더라. 그저 어리석은 인간들이 자신이 잘 되고 복 받음은 자신이 노력한 결과, 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 것 뿐 이더라.
엄마가 눈물의 강 두만강을 건너 중국을 거쳐 라오스, 태국, 악어 떼가 우굴 거리는 메콩 강을 건너 곤명 산줄기를 넘어 2만5천리 장정을 하며 대한민국으로 온 사연을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구나.
그저 무사히 나를 남한으로 오게 손잡아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아들아, 놀라지 마라. 중국에서 그렇게 찾으려고 애써도 찾을 수 없었던 큰 딸을 대한민국 서울에서 만났다. 세상천지에 나 홀로 버려지는가, 싶어 불안하고 너무 슬펐고 하늘도 무심하지, 하면서 하늘만 원망하던 나에게 하나님은 딸을 찾아 주셨고 더는 홀로 불행하지 않게 해 주셨다.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지금 북한에 비하면 천국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가까운 곳에 사랑하는 딸을 두고 함께 살게 된 것만도 너무 감사한데 대한민국은 기본적으로 먹고 입고 살 걱정은 없는 곳이다.
노력하는데 따라 빈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사시절 더운물이 나오는 따스한 아파트에 살고 있고 엄마처럼 일을 할 수 없는 저 소득층 국민들은 정부에서 많은 돈은 아니지만 충분히 먹고 살만한 돈을 매달 준단다.
게다가 잘 사는 사람들은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어려운 이웃들은 도와주는데 그 덕분에 옷이나 화장품도 돈을 들이지 않고 쓰고 웬만한 병은 무료로 봐주고 약도 받는다.
게다가 우리처럼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은 교회에서도 끔찍이 위해주고 돌봐주어 나는 매일 천국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고향에서 살 때 산에 나무하러 다니며 바위벼랑에서 떨어져 척추가 잘못 되지 않았니? 그 것도 교회 목사님들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아 지금 살아가는데 별 지장이 없이 살고 있다.
한국은 의료기술이 발전해서 웬만한 병은 치료가 거의 가능하단다.
지금 엄마는 그래서 교회에 더 열심히 다니고 있고 찬양 단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살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 같은 사람은 의식주 문제가 걱정 없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특히 북한에서 제일 걱정거리이던 땔감 걱정 없이 가스나 전기로 음식을 해 먹으니 이제 나는 더 바랄게 없다.
오직 나에게 걱정이 있다면 꿈에도 보고 싶은 내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를 내가 죽기 전에 다시 만나 볼 수 있을까, 그 날이 과연 언제일까, 그 걱정 하나 뿐이다.
엄마는 우리 아들 식구들이 배가 고프지 않을까, 어디 아프지나 않을까, 장마가 길어지면 혹시 한지에 나앉지 않았는지, 추워지면 무얼 때고 살까, 오만가지 걱정으로 한시도 마음 편할 때가 없다.
아들아, 엄마는 너희들을 다시 안아볼 생각을 하면서 씩씩하게 버티고 잘 있어. 우리 다시 만날 그 날을 간절히 바라면서 그럼 오늘은 아쉬운 펜을 이만 놓는다. 부디 안녕히 잘 있거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가을의 중턱에서~ 서울에서 엄마로부터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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