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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름씨가 그리운 내 동생 가족들에게

방송일
2020-08-11
진행
시간

그리운 내 동생 가족들에게

내 동생 가을아. 야속한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서 너와 헤어진지도 벌써 20년이나 되었구나.
네 건강은 어떠한지, 제부도 살아나 있는지? 아파서 병원에 입원 한 것을 보고 떠나 왔는데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다.
두 아들은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했을 것이고 지금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며 살고 있는지, 사는데 불편한 것은 없는지? 북한의 사회주의 이상낙원 선전에 속아 부모님을 따라 10대의 어린 나이에 북으로 갔던 우리 가족이었다,
내가 살던 북한은 꿈속에서 그려보던 낙원도 아니었고 부자 나라는 더군다나 아니었다.
언니가 되어가지고 동생을 돌보기는 고사하고 이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먼 곳에 와서 이산가족이 되어버렸으니 내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구나.
내 동생 가을아. 언니가 중국으로 간 것은 일본에 있는 오빠들의 도움을 받아 볼까, 싶어서였는데 떠날 때 너에게 말 한마디도 못하고 온 것이 너무 미안하고 후회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잠깐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나섰는데 이렇게 너와 영리별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런데 중국으로 가서 마지막 희망을 안고 일본의 오빠에게 전화를 거니 오빠들은 이미 다 사망하고 도움을 받을 길이 없었어. 다행이도 형님들의 도움으로 나는 어려운 길을 에돌아 한국으로 오게 되었구나.
나는 북한을 떠나면서 하나밖에 없는 딸과도 생이별을 했는데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조차 모고 있어. 그래서 나는 그  딸을 찾으려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안 해본 일이 없어. 아직도 나는 딸의 생사를 몰라.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동생인 너에게는 안부나 한 번 하는 것으로 그쳤으니 언니가 너무 미안하구나.
언니는 척추 대수술을 하고 그 몸으로 장거리 장사를 다녔으니 몸이 남아 날 수가 없었다.
너의 조카 동원이도 발을 다쳐 수술을 받았는데 불편한 몸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다.
우리 동원이가 일곱 살 때에 굴 포에 빠져서 다 죽게 되었다 살아났다고 주변 친척들이 온갖 정성을 다 해주었는데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하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커주었다.
내 동생 가을아. 언니는 나이도 많고 수술을 한 상태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몸이지만 한국정부에서 집을 주고 기초생활 자금을 주기 때문에 근심걱정 없이 잘 살고 있다.
명절이면 혈육이 없이 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관광도 시켜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과 명절 선물을 챙겨주는 고마운 손길들이 있어 외로움을 모르고 살고 있단다.
내 동생 가을아. 너에게 내가 사는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보내주면 얼마나 좋겠냐만 그럴 수조차 없구나. 5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던 우리 민족이 둘로 나뉘어 서로 다른 민족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 비참한 현실 앞에 나는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싶어진다. 세상에, 이런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어.
동생도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 퇴직은 했을 것이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지 무척 걱정스럽구나. 요즘 들리는 말로는 북한도 내가 있을 때보다 그래도 좋아져서 자기만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장사하면 사는 것이 괜찮다고 하니 한편으로 조금 마음이 놓이기는 하다만 그 나라는 늘 감시와 독재가 있어 나는 이제 다시 거기 가서 살라고 하면 죽어도 못 살 것 같아.
언니는 한국에 와서 일본에 있는 우리고향에 갔다 왔는데 언니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고 너희들도 다 기억하고 있더구나.
내 동생 가을아. 그 모습을 보면서 함께 울고 웃었고 그 순간, 너희들을 다 데리고 오지 못한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고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나는 네가 이런 언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주고, 너를 두고 북한을 떠난 언니를 이젠 용서해 주면 좋겠다.
내 동생 가을아. 이제는 셋째 오빠도 사망했으니 부모님의 산소는 누가 돌보고 있는지?
북한이 빨리 통일이 되어 우리 부모님들을 꼭 고향땅에 모셔 드리고 싶구나.
나도 이제 나이가 이렇게 들고 보니 우리 어머니가 참, 대단한 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동생 가을아. 첫 애를 낳고 젖이 안 나와 암죽으로 애를 키울 때 우리 어머니가 암죽을 애기에게 떠 넣으며 이렇게 이야기 하셨어. “사람의 목숨은 그렇게 간단히 죽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크게 먹고 시간을 쪼개 살리면 된다.”
그 후에 우리 동원이가 사고로 다 죽게 되었을 때에도 어머니는 나를 보고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면서 오히려 나에게 힘을 주고 희망을 안겨주셨지.
그 대단하고 강하시던 우리 어머니가 오늘 밤은 왜 이렇게 그립고 보고 싶은지 모르겠구나.
내 동생 가을아. 동생도 나도 이제는 적은 나이가 아니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주는 것이 자식들을 위하는 길이고 우리도 행복한 길이 아니겠어.
그래서 나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무료나 다름없는 의료혜택으로 병이 나기 전에 치료도 받고 주말이면 교회에도 다니면서 건강하게 살려고 해.
내 동생 가을아. 북한이 한국보다는 많이 어렵겠지만 건강을 항상 챙기고 아프기 전에 치료도 꼭꼭 받으며 열심히 살아주기 바란다.
우리 지나간 세월은 돌아보지 말고 다가 올 앞날만 생각하며 굳세게 살자. 그래야 통일이 되는 날 그 동안 못한 이야기 실컷 하고 회포도 나눌 수 있지 않겠니.               
내 동생 가을아. 그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그 날만 바라보면서 열심히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면서 언니의 두서없는 편지를 여기서 마친다. 사랑한다, 내 동생 가을아.

대한민국 서울에서 언니로부터

입력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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