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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녀씨가 사랑하는 내 아들 남철이에게

방송일
2020-07-21
진행
시간

사랑하는 내 아들 남철이에게

아들아, 엄마 몸의 한 부분과도 같은 사랑하는 내 아들 혁이야
60년대에 흔치 않은 대학을 나온 엄마가 군에서 방금 제대 된 네 아버지와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얻은 것이 바로 너였다.
네 아빠와 나는 네가 이 세상에  보물 같아 몇 날 며칠을 안고 들여다보고 또 보았다. 다른 자식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너는 엄마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았지.
너는 유치원에서부터 아주 영특하고 아들역할을 잘 했다. 인민학교시절부터 군대복무, 대학공부, 모든 과정을 부모에게 애 한 번 안 먹이고 훌륭하게 커 주었지.
그 후에 네 아빠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혼자 남은 나에게 너는 정말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어.
엄마는 평양에서 살면서 남들이 다 누릴 수 없는 행복, 영광을 넘치게 받고 자식들이 성장해서는 남들이 못 가는 유학도 간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이 엄마의 인생에서는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네가 장가를 가고 손자가 태어나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쭉~행복할 것만 같았는데 영문도 모르고 감시를 당하다가 갑자기 북방의 탄광지역으로 추방까지 당했다.
후에야 알게 된 일이지만 유학을 갔던 자식에게 문제가 생기면서 우리 가족이 추방을 당해 정치적 수모와 사회적 격리를 당하게 되었던 거였다.
그렇게 추방지에서 인간이하의 삶을 살고 있던 어는 날, 갑자기 네 아들이 내게 뛰어와 눈물, 콧물 다 흘리며 “할머니. 아버지가 붙잡혀 갔어요. 손이랄 꽁꽁 묶어서...” 그러는 거야. 아들아, 그렇게 잡혀간 뒤로 너와는 영영 다시 볼 수 없었다.
아마도 내 생각엔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갔던가, 아니면 처형을 당하지 않았을까,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다.
네가 잡혀간 후 엄마는 네가 어렵게 연결시켜준 브로커와 고마운 이웃들의 도움으로 탈북에 성공할 수 있었다.
뒤 돌아보니 내 부모묘소가 있고 내가나서 자란 정든 산천이 눈에 안겨와 과연 내가 다시 살아서 저 땅을 밟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나는 엄마보다 후에 한국으로 온 북한 사람들을 통해 너와 네 처,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이 우리 때문에 얼마나 고초를 당하고 힘겹게 사는지를 알게 되었다.
네가 이 엄마와 동생들을 얼마나 원망했을지 엄마는 보지 않아도 알고 그래서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내가 떠나던 날, 차마 너를 두고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우리 등을 떠밀면서 반드시 살아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지지 않았니?
아들아, 네 동생들이 네 아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지금은 서울에서도 제일 좋은 대학을 졸업했고 유학도 다녀왔다. 그 게 할머니에게 얼마나 잘 하고 반듯하게 컸는지... 딸 가진 부모들은 다 욕심을 내는 정도란다.
명절이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네 이야기를 하고 네 이름을 불러 보며 너를 위한 마음을 그렇게 위로하며 살고 있다.
아들아, 나와 네 동생들이 네 부부와 연희 이름으로 저축통장을 만들었다. 통장의 잔액은 나날이 불어 가는데 그 걸 들여다보면 너에 대한 그리움도 날마다 더 커진다.
북한에서 고생하다 왔다고 한국정부에서 우리들에게 많은 혜택과 친절을 베풀고 있고 여기는 비단옷에 이밥에 기와집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아들아, 수백 개의 채널을 가진 TV가 전국,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시시각각으로 전해주는데다 나는 전국의 유명한 명소들은 다 돌아보았고 북한에서였다면 상상도 못할 외국 여행도 10여개 이상 나라를 다녀왔다.
우리 철이는 지금 중소기업의 임원이 되었고 현이는 결혼을 해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주선이는 얼마 전에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 3년 유학을 갔고 재선이는 준 박사인데 지금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단다.
모든 것이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지만 우리가정은 지금 이 모든 것을 여기 한국에서 실제로 누리고 있다.
내 아들아, 엄마로써 너와 함께 오지 못한 죄책감이 날마다 나를 아프게 하고 그래서 더 죄스럽구나.
엄마나 네 동생들은 그 동안 우리 땜에 네가 당했을 모진 고통에 보상을 해 주고 싶어 준비를 하고 있다만 어찌 이것으로 네가 당한 고통, 네게 진 빚을 다 갚을 수 있겠니?
이 엄마의 마지막 소원은 통일된 한 강토에서 온 가족이 함께 모여앉아 울고 웃으며 지난날을 회고 할 수 있는 그 날 이 뿐이다. 엄마의 나이도 이제는 적지 않아 늙은이 소리를 듣고 여기 저기 아픈 곳도 적지 않지만 너를 꼭 만날 날을 위해서라도 잘 이겨내려고 애쓰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네 동생들이 효도하고 있어 하 루 하루를 잘 보내고 있다만 오직 너 하나 걱정으로 엄마는 심장이 타 들어가는 것 같구나.
미물 같은 벌레나 날 새, 짐승들도 마음대로 넘나드는 저 원한의 분계선 너머로 아들아~ 하고 천백번을 불러보아도 대답이 없는 내 아들 남철아.
엄마가 진심을 다해 너에게 쓰는 이 편지가 부디 내 아들에게 꼭 가 닿기를 엄마는 간절히, 간절히 기도한다.
그러니까 너도 나를 만나는 날까지 부디 잘 살아있어야 한다. 엄마의 부탁이다.
따스한 네 숨결을 느껴보며 아쉬운 펜을 여기서 놓으련다.
부디 꼭 살아만 있어다오.
서울에서 너를 정말 사랑하는 엄마가.

입력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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