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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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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씨가 친구 옥란이에게

방송일
2020-11-24
진행
시간

파랑새 체신소는 세대를 이어가며 가슴에 한으로만 남은 실향민, 탈북인 들의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북녘으로 전해 드립니다.
손 내밀면 지척인데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더 가슴 아픈 북한으로 뜨거운 눈물과 그리움을 담아 전하는 그 들의 사연을 신청자 본인들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드립니다.


<보고 싶은 친구 옥란이에게>

내 친구 옥란아, 너와 내가 헤어진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그 동안 어떻게 지냈니? 친구라면서 이렇게 오랜만에 문안을 하니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북한이 얼마나 살기 어려운 곳인지 뻔히 알면서 내가 너를 너무 늦게 찾은 건 아닌지 모르겠어. 늦게나마 파랑새체신소를 알게 되어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쓴다.
나는 사실 너와 제일 친한 사이었지만 북한을 떠날 때 앞날을 장담 할 수가 없고 더군다나 서로 감시를 하는 나라여서 내가 북한을 떠난다는 말을 너에게 할 수가 없었어.
내 친구 옥란아, 북한에서도 제일 추운 곳이 너와 내가 태어난 고향이고 거기에서 유치원은 물론 중학교도 우리는 함께 다녔지. 서로 공부를 더 잘하겠다고 보이지 않는 경쟁도 하고 이쁜 옷이나 신발이 하나 생겨도 서로 자랑을 하면서 말이야.
게다가 너와 나는 부모님들이 직장도 같은 곳에 다니는 바람에 서로의 집 사정도 빤히 알고 있었지. 너도 생각이 나겠지만 우리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우리 집은 다른 집 애들보다 더 가난하게 살았었지.
철이 없던 시절이지만 너는 아빠가 없는 내가 불쌍하다고 늘 동정해 주고 다른 애들이 나를 업신여길까, 늘 내 편이 되어 주었지.
내 곁에는 늘 든든한 네가 있어 어른이 되어 시집을 가고 이제는 아이들이 여럿 되는 엄마가 된 지금도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옥란아, 생각나니? 너와 내가 동 장사를 다닐 때 한 번은 장사를 갔다 와서 닭알을 한 알씩 사서 애들에게 주었던 적 있잖아. 그런데 아이들이 그게 너무 아까워 먹지도 못하고 무슨 보물마냥 손에 꼭 쥐고 잠들어 있는 걸 보고 너와 내가 너무 가슴이 아파 같이 울었지.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오는 일이지만 말이야.
내 친구 옥란아, 대한민국에는 넘치는 게 계란이고 간식거리이고 과일이다.
우리는 북한에서 자본주의 사회는 거지만 득실거리고 지주나 자본가만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배웠지. 그런데 일반 백성들도 자기만 열심히 살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고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동등한 인권을 누리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주의 국가가 자본주의 사회야.
우리 애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 취미생활을 하면서 정말 세상에 부러운 것 없이 자라고 있어. 게다가 영어나 컴퓨터는 얼마나 잘 하는지 몰라.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 나라는 노인들까지도 컴퓨터를 못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매 개인이 자기 차를 타고 회사로 출근하고 농장에 일을 하러 다니고 있어.
나도 돈을 벌어 내 차를 마련했어.
아침마다 내 차로 애들 학교에 데려다 주고 철따라 경치 좋은 곳에 놀려도 다니면서 북한에 비하면 책임비서 못지않게 잘 살고 있어.
참, 우리아들하고 너 네 아들이 같은 해에 태어났는데 이제는 몰라보게 많이 컸겠지? 우리 아들은 이제 키도 170Cm가까워 어른 키와 비슷하단다.
한국에는 아이들이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자유롭게 크니까 웬만한 중학생들은 어른보다 더 큰 애들이 많아.
그리고 옥란아, 우리 어머니는 한국에 오셔서 청춘을 되찾으신 것처럼 젊어지시고 어머니의 힘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직장에도 다니신다. 직장이 있어 젊게 사시고 돈을 버시니까 스스로 맛있는 것도 사 드시고 가끔은 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해외여행도 다니고 있어.
해외여행을 갈 때 처음에는 자본주의나라로 간다니 좀 무서운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 거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자유롭게 행복하게 사는지 말이 통하면 그 나라에 가서 살고 싶을 정도로 좋더라.
내 친구 옥란아,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너에게 설명해 줄 수 없는 게 안타까울 정도야. 내가 북한에 살 때는 세상에 북한밖에 없는 줄 알고 살 정도로 세상 물정을 전혀 몰랐지.
친구야, 난 그 동안 홍콩, 일본, 중국, 호주, 미국... 비행기타고 해외여행도 많이 다녔어. 북한에서였다면 죽었다 살아난대도 꿈도 못 꾸었을 일이지.
아프면 119에 전화를 걸면 구급차가 달려오는데 정말 죽을병이 아닌 경우라면 누구나 치료를 받고 회복이 가능하지. 만약에 암에 걸렸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이되어 있어 보험사의 지원을 받고 가난한 사람들은 국가가95%정도 무료로 지원해주는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어.
옥란아, 내가 한국에 와서 더 놀란 것은 북한에서는 병신, 이라고 불리며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많은데 한국에서는 그 사람들을 장애인, 이라고 부르고 등급에 따라 나라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조금이라도 일할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주어 돈도 벌 수 있게 해 준단다.
한국의 장애인들이 거리에서 시위도 하고 자신들의 존엄과 인권을 위한 농성도 하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
북한에는 장애인이 있는 집은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동네에 부끄러워해야하고 장애인이 있는 집 애들하고 잘 놀지도 않았잖아.
내 친구 옥란아, 여기는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대신 살아 남기위한 경쟁도 치열한 곳이야. 북한에서는 간판을 얻기 위해 대학공부를 하지만 여기는 아니야. 정말로 실력이 없으면 같은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도 취업에서 밀려 날 수밖에 없단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자기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다른 애들보다 한 가지라도 더 많은 지식을 얻으려고 얼마나 피어린 노력을 하는지 모른다.
우리 애들도 그 걸 알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하려고 애쓰고 있어. 그 길이 이 나라에서 살아 갈 수 있는 길이라는 걸 애들도 아는 거야.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편지 한 장에 그 많은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는 게 너무 아쉽다.
친구야, 내 자랑에 대한민국에 잘 산다는 이야기랑 한참 내 말만 떠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네. 친구야, 정 말 정 말 보고 싶구나.
통일은 꼭 되니까 그 때가지 제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다가 서울에서 우리 꼭 다시 만나자, 알았지.
너의 가장 친한 친구 서영희로부터....

입력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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