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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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숙씨가 그립고 보고싶은 오빠에게

방송일
2020-10-20
진행
시간

파랑새 체신소

파랑새 체신소는 세대를 이어가며 가슴에 한으로만 남은 실향민, 탈북인들의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북녘으로 전해 드립니다.
손 내밀면 지척인데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더 가슴 아픈 북한으로 뜨거운 눈물과 그리움을 담아 전하는 그 들의 사연을 신청자 본인들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드립니다

<파랑새 체신소 >인사말

진행자: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입니다.
 안녕하세요?
 청취자분들에게 본인소개 먼저 부탁합니다.

신청자: 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영숙이고요,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영숙씨, 안녕하세요?
  북한사시는 누구에게 편지를 쓰셨나요?

신청자: 네, 북한에 제 혈육들이 여러 명 되지만 제가 오늘은 그립고 보고
 싶은 오빠에게 편지를 썼어요. 오빠가 몸도 약한데 밥이라도 먹고 사는 지, 조카들이랑 올케언니랑 아프지나 않는지, 겨울이 되어 오는데 올  겨울은 어떻게 보낼 것인지, 온통 근심과 걱정 뿐 이에요.
 
진행자: 아아~ 네, 그러시군요.
 세 끼 무엇을 먹고 살지가 항상 걱정인 북한이니까 왜 걱정이 안 되겠
 어요? 더군다나 올 해는 코로나19에다 긴 장마, 태풍 같은 자연재해 까지... 아마 살기가 더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신청자: 그러니까요. 정말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그래도 저는 우리오빠에게는 좋은 소식만 있기를 바라고 제가 사는
 서울이야기도 전해 드리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진행자: 네~ 오빠가 얼마나 보고 싶겠어요. 그러면 오빠에게 쓰신 편지를
 전해드려 볼까요.

신청자: 네~

그립고 보고 싶은 오빠에게

오빠, 엊그제 북한을 떠난 것 같은데 세월이 왜 이렇게 빨라요, 벌써 7년도 넘었네요.
보고 싶은 우리오빠, 원래 건강하지도 못한데 요즘은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오빠와 올케, 조카들 모두 잘 있는지요? 오빠가 제일 사랑하던 동생이 이제야 문안드려 너무 지송합니다.
하루 한 끼, 밥을 굶지 않고 살려고 있는 다 해 살아가시는 오빠에게 그 동안 잘 있었냐고 묻는다는 것이 어리석은 말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생각해보면 저를 참, 많이도 아껴주고 사랑해주셨던 오빠인데 제대로 된 보답 한 번 못해 드렸어요.
오빠, 생각나세요? 제가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가겠다고 말하니까 오빠가 눈물이 글썽해서 너, 가다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냐며 어렵고 힘들어도 함께 살아보자고 저를 달랬잖아요.
그 날 밤, 눈물이 가득하고 선한 눈으로 저를 한없이 바라보시던 오빠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고 어제 일처럼 눈에 선합니다.
근데 오빠, 오빠의 걱정과 달리 저는 한국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지금은 큰 걱정 없이 잘 살고 있어요. 자나 깨나 오빠에게 제 소식을 전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던 끝에 이렇게 방송을 통해 편지를 전하게 되었어요.
아쉬운 마음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지만 가까운 곳에 두고 서로 오고 갈 수 없고 생사조차 모르고 산다는 이 현실이 너무 비참해요.
오빠, 그런데 제가 대한민국으로 오기로 결심한 것이 정말 잘 한 일인 것 같고 제 인생에서 제일 잘 한 일 인 것 같아요.
머릿속에 꿈꾸던 부자는 아니지만 매일 하루 세끼 이밥을 먹을 수 있고 국가에서 준 저렴한 아파트에서 기초 생활은 보장 받고 있답니다. 제가 북한을 떠날 때 바란 것도 하루 세 끼 밥 먹을 걱정 업이 사는 거였지 큰 부자가 되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오빠, 우리 애들은 열심히 일을 해 돈도 벌고 각 자 자기 차를 사서 타고 다녀요. 자식들 차를 타고 전국 어디나 놀러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마음껏 놀려 다닐 때면 저는 북한에서 자전거 한 대 사는 것이 최고 소원이었던 슬픔 생각이 나요.
그 것뿐이 아니에요. 제가 북한에 살았다면 죽을 때까지 불가능했던 비행기를 타고 외국여행도 여러 나라를 다녀왔어요. 그러고 나서 세상이 얼마나 넓고 아름다운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오빠, 하루 세끼 밥 굶지 않을 생각만 하고 북한지도자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하나님인줄 알고 세끼 죽을 먹어도 만세만 부르며 살던 저 같은 사람들이 간식이나 과일도 골라가며 먹고 사니 늘 북한에서 어렵게 살던 생각이 나요.
특히 한국에 이렇게 흔한 바나나를 보면 북한에 살 때 우리 뒷집 결혼식에 갔다가 바나나 한 개를 얻어가지고 와서 우리 애와 오빠네 애에게 주었다가 싸움만 하게 만들었던 아픈 기억이 났어요.
어른들도 처음 구경한 바나나, 그 귀한 걸 한 개라 애들에게 주었는데 절반으로 나누고 보니 두 사촌이 서로 내 것이 더 작다고 우기며 울며불며 싸우니 동네 사람들 모두 구경을 나오고 그러니 새 언니는 자식에게 매까지 치는 바람에 동네 망신만 당하게 됐다고 오빠가 야단을 하던 모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여기엔 길거리에서 제일 흔한 게 바나나인데 말이에요.
널린 것이 과일이고 간식인데... 저 흔 한 걸 고모가 오빠나 조카들에게 사 줄 수 없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파요.
오빠, 자식들이 1년에 한두 번 원족을 가는 날, 도시락에 닭 알 하나 변변히 넣어주지 못하고 늘 아픈 가슴 쓸어야 했던 생각을 하면 정말 기가 막히게 쓸쓸해져요.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식민지 시절 잡숴 보셨다면서 귤 한 조각만 먹어 보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부탁하시던 생각이 나세요?
이게 우리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언니하고 내가 귤이 있을만한 곳을 다 다녀 보았지만 계절도 그 때가 3월이라 끝내 귤을 구할 수 없었어요.
우리 아버지는 귤 한 개 잡숴보고 싶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시고 끝내 돌아가셨고 아버지 장례 하는 날, 우리 형제들이 그 말을 하며 엄청 울었죠.
흰 쌀밥에 귤 한 개, 그 것이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며 간절하게 먹고 싶었던 음식이었다는 게 말이나 되나요. 불쌍하게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이 밤에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그리운 오빠, 세월이 갈수록 더 살기 어려운 곳에 우리 오빠가 산다는 생각을 하면 저는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눈만 뜨면 무엇을 얼마 내라, 무슨 동원을 가야 하는데 언제까지 나와라, 생활총화에 무조건 참가해야지... 이런 보이지 않는 사슬로 묶어놓고 한 걸음도 자유롭게 살 수 없는 곳이 북한이었어요. 지금도 그러고 있고...
제가 대한민국에 와서 제일로 좋았던 게 바로 이 모든 강요나 동원이 없고 정말로 자유롭게 살게 되었다는 거 에요. 공부도 직업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걸 골라 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게다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국가가 기초생활지원을 해 주어 먹고 사는데 는 지장이 없어요.
오빠, 올 해는 더 살기가 어려웠지요? 세계적으로 전쟁이 일어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엄청난 전염병인 코로나19가 돌아 북한이 국경을 전부 봉쇄하고 이동도 더 많이 제한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여느 해보다 긴 장마에다 큰 태풍까지 여러 번 겪었으니 농사는 보나마나 흉작일 거고 재난피해까지 겹쳤으니 정말 최악이었을 것 같아요.
의료장비나 의술이 엄청 높은 한국은 그래도 잘 대처하고 있어 피해가 적다고 하는데 오빠가 사는 북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 오빠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 그런 생각을 해 보면 정말 마음이 한 시도 편치 않아요.
오빠, 부디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넘기시고 건강하게 살아남아 계셔 주기를 이 동생은 하나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바라요.
오빠가 살아 계셔야 통일이 되는 날,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잖아요. 부디부디 건강하게 살아만 계세요. 안녕히 계세요.
서울에서 동생 올림


<파랑새 체신소 >마지막 인사말

진행자:  네, 조영숙씨의 편지를 들으면서 오빠에게 동생의 편지가 전해 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도 잠시 그런 생각을 잠시 해 보았어요.
 오빠도 함께 오셨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신청자: 그렇죠. 그런데 오빠 네는 가족이 여러 명인데다 오다가 가족 모두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도 많았어요.
 사실 북한을 떠난다는 것이 목숨을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우리 오빠가 저 보다 담이 크지 못해요....ㅎ...
 
진행자:  맞아요. 별 다른 일 없이 탈북에 성공해서 잘 살고 계시는 분들은 잘  모르지만 북송이 되어 교도소로 가거나  아니면 목숨을 잃은 분들도  많거든요. 그러니 왜 두렵지 않으시겠어요.
 그래도 조영숙씨는 무사히 대한민국에 와서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걸
 오빠 분이 아신다면 진심으로 좋아 하실 것 같아요.
 오늘 이 기회에 오빠에게 더 하실 이야기가 있나요?

신청자: 아유~ 저는 오직 한 가지, 우리 오빠가 건강하시고 저를 만날 때까지
 무사하게 잘 살아있어 주는 것 밖에 다른 소원이 더 없어요.
 오빠, 부디 이 동생의 부탁을 들어주세요.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조카들, 고모가 너희들을 많이 사랑한다.
 우리 꼭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진행자:  네, 그립고 보고 싶은 오빠와 조카들에게 오늘 조영숙씨가 쓴 이 편지 가 꼭 전해지를 저도 간절히 바랍니다.
 그럼 오늘 저녁 파랑새 체신소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다려 주세요. 지금까지 파랑새 체신소의 김정현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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