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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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실씨가 막내 시동생에게

방송일
2020-07-28
진행
시간

보고 싶은 시 동생에게

보고 싶은 막내삼촌, 그간 안녕하세요?
시동생, 이라는 말보다 우리 애들이 늘 따르며 잘 부르던 삼촌, 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네요. 우리가 헤어진지도 벌써 10년이나 되었네요. 세월이 참, 왜 이렇게 빨리 갈까요?
제가 고향을 떠나던 날에 인사도 못하고 떠나 온 것이 얼마나 후회 되는지 모릅니다. 그 동안 이 형수를 많이 욕 했을 겁니다.
제가 떠나던 날, 마지막으로 점심상을 차려주고 이제 몇 시간 지나면 헤어질 것을 생각을 하며 말도 못하고 창고에 나가 얼마나 울었는지 동생은 잘 모를 거예요.
막내삼촌,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요? 형님과 저는 앉기만 하면 지금 삼촌은 밥이라도 제대로 먹고 사는지, 겨울에는 몹시 추운 곳인데 불이라도 때고 사는지, 다 늦은 나이에 무엇을 하면 살고 있을까, 혹시 병이라도 난 게 아닌지 늘 삼촌 근심만 한답니다.
시댁 식구들이 많았지만 저는 유달리 저를 잘 따르던 막내 삼촌이 제일 마음에 남아있고 지금도 너무 보고 싶어요.
제가 시집을 가보니 정수 삼촌이 일곱 살이더군요. 아궁이에 불을 때고 밥을 하고 온돌방에서 사는 옛날 집이었는데 때마다 내가 밥을 푸면 누룽지가 먹고 싶어 가마 전에서 맴돌며 형수의 얼굴을 쳐다보던 삼촌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 합니다.
제 손에서 밥을 먹고 자라 대학도 가고 장가를 가서 그런지 50년이 넘도록 제 마음속에는 그때 코 흘리며 누룽지 얻어먹던 삼촌 모습이 잊혀 지지 않아요.
많은 시 동생들 중에서도 막내였던 삼촌을 내가 제일 이뻐 하고 사랑한 것은 아마 저의 집 애들하고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되고 내 자식처럼 저를 잘 따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막내삼촌, 생각이 나요? 삼촌이 인민학교에 들어갈 때에는 이 형수가 엄마 대신 삼촌 손을 잡고 학교 입학식에 참가 했던 일을요. 그리고 숙제문제를 풀다가도 모르면 다른 사람도 많은데 꼭 나에게만 물어보군 했지요.
많이 배운 것도 없는 형수지만 그렇게 물어 보면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게 웃기기도하고 삼촌이 저를 정말 엄마처럼 따르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면서 더 정이 가더라고요.
삼촌은 형이 대학 공부도 하고 공무원생활을 하다 보니 집에 있을 때보다 나가 있을 때가 더 많아 그런지 형님보다는 형수인 저를 더 따랐어요.
그 시절엔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고 살진 않았어도 그래도 그때엔 배고픈 걱정은 없었어요. 그 때 북한에는 특별히 잘 사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굶어 죽는 사람도 없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때가 북한이 제일 살기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운 삼촌, 저도 아들만 셋이었지만 애들도 막내 삼촌하고는 나이 차이가 별로 심하지 않아 그런지 유달리 가깝고 서로 얼마나 잘 지냈는지,  제 평생 시 동생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 본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리운 삼촌, 삼촌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나와 형님이 이렇게 막내 시동생이 보고 싶어 안타까워하는 걸 삼촌이 알기나 하나요.
그렇게 자식처럼 서로 사랑하고 가까이에서 보살펴온 삼촌인데 우리가 불쑥 고향을 떠났으니 지금은 얼마나 허전하고 외롭겠어요.
떠나는 우리도 남겨지는 삼촌도 말을 할 수가 없고 아무 말을 안 했지만 서로의 마음 속 에 어떤 결심을 하고 있었는지를  너무나 잘 알기에 그저 눈빛으로만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제일 가슴이 아픕니다.
저녁이면 우리 식구가 떠나겠는데... 삼촌은 형수의 일손을 돕는다고 눈이 펑펑 쏟아지는데 그 눈을 다 맞으며 나무를 한마당 패주던 생각을 하면 왜서인지 자꾸 눈물이 납니다.
우리 애들도 막내 삼촌 이야기를 하면 지금도 제일 즐거워합니다. 아마 한 방에서 뛰놀며 크던 정이 있어서 그런 가 봅니다.
삼촌, 여기 한국으로 우리 식구들은 다 잘 살고 있답니다.
큰애도, 둘째도, 막내도 다 직업을 가지고 좋은 직장에서 건강하게 일을 잘 하고 있어요.
그리고 형님이 작년에 몸이 좀 아파 병원에 입원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주 건강한 몸으로 잘 살고 있어요. 아들 셋이 다 서울에 사는데 명절이나 생일이면 서로가 오고가며 그리운 것 없이 산답니다. 
나도 아직 힘도 넘쳐나고 건강해서 일을 하고 있어요. 맨 날 일을 해도 무보수 노동을 하던 북한 생각을 하면 일 한 것만큼 돈을 주고 일을 잘 하면 상금 까지 주니 아무리 일을 해도 힘든 줄을 모르겠어요.
보고 싶은 막내 삼촌, 강하나 사이에 두고 사는 중국 구경도 못하고 살던 제가 한국에 와서  아들들 덕분에 태국관광도 갔다 왔어요. 적어도 여긴 먹을 걱정, 땔 걱정 없으니 북한처럼 추운데서 떨며 다니지 않고 배고픈 걱정은 없어요.
나는 막내삼촌이 우리랑 이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요.
삼촌, 형님도 이제는 8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어요.
형님 살아생전에 삼촌이랑 만나서 쌓인 회포도 나누고 서로 부둥켜안고 웃어볼 날이 꼭 와야 하는데 그 날이 과연 언제 올까요?
비록 지금은 떨어져 살지만 언제나 저와 저의 가족들은 막내삼촌을 잊지 않고 있답니다. 삼촌도 이 형수가 늘 그립고 생각 날겁니다.
삼촌, 이 형수는 통일이 빨리 와 삼촌네 식구도 우리가족처럼 다 함께 잘 살 그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그날까지 형님이나 나는 열심히 살 겁니다. 보고 싶은 마음, 하고 싶은 말은 끝도 없는데 오늘은 여기서 펜을 놓을게요. 아무쪼록 삼촌과 식구들 부디 앓지 말고 건강하게 잘 살아 있어 줘요. 상봉의 그 날을 그리면서
서울에서 형수올림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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