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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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미씨가 사랑하는 남동생에게

방송일
2020-06-02
진행
시간

파랑새 체신소 제작진은 제주도에서 사연을 보내주신 전영미씨를 직접 찾아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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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씨는 자택에서 제작진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직접 차려주신 다과를 감사히 먹으며 방송 녹음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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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편지 낭독이 시작됐습니다. 영미씨는 북에 있는 동생과 조카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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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그리며 편지를 읽는 영미씨의 감정이 점차 북받쳐 올랐습니다. 메이는 목소리, 그리고 편지를 쥔 떨리는 손을 보니 제작진은 보는 내내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편지 낭독과 녹음을 마친 영미씨는 제작진에게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며 아쉬운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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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작진이 찾은 이곳은 제주도의 이름난 명소인 함덕 해수욕장! 제주도에 정착하여 어엿한 도민이 되신 영미씨도 이곳을 적극 추천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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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빛의 바다라니! 이곳이 정녕 우리나라의 바다가 맞나 하는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마치 남태평양의 섬나라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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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 해수욕장을 떠나기 전, 영미씨의 편지를 이곳에서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가족들을 다시 만나고픈 영미씨의 간절한 바람이 이 제주도 바다에서부터 북녘의 어느 곳까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파랑새 체신소 >편지


보고 싶은 사랑하는 동생과 조카들에게 

언제나 보고 싶은 사랑하는 내 동생 영진아, 그 동안 잘 있었니?

백두산이 바라보이는 추운 곳에서 나서 자라 그 곳이 내가 사는 세상 전부인 줄 알고 살던 내가 시집을 가면서 그 곳을 떠나게 되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너와 내가 헤어진지도 22년이 넘는 많은 세월이 흘렀구나. 그 동안 세상도 너무 많이 바뀌었고...

그 기나긴 세월동안 누나는 앉으나 서나 너와 조카들 생각 뿐 이었다. 

그 동안 누나도 많이 변했지만 너도 중년을 눈앞에 둔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되었으니 눈 감고 상상해 보아도 잘 가늠이 안 되는구나.

보고 싶은 내 동생아, 남편을 따라 탄광마을로 이사를 간 후부터 그냥 탄부의 안내로 살아오던 내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때 너무나 살기가 어려워 탈북을 하면서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우리 형제들은 부모님들부터 늘 착하고 성실하게만 살면 되는 줄 알고 살던 북한 정권에만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착하게만 살던 사람들이 억울하게 참 많이도 죽었지.

보고 싶은 동생아, 누나는 그 런 곳에 너를 혼자 두고 온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여지고 눈물만 앞선다. 

동생아, 너는 어렵게 살면서도 아들이라 어머니는 모시고 살았고 우리어머니의 마지막을 지켜주고 그 땅에 어머니를 묻어 준 효자이고 훌륭한 동생이었다.

누나가 배 불리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간 중국도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행복을 주는 곳은 아니었다. 말도 모르는 중국은 공안이 늘 감시하고 아무 때나 체포해 북한으로 북송시키는 하 루 하루가 불안한 곳이었다. 결국 누나도 여러 번 북송되었고 나중에는 교화소에까지 가게 되지 않았니. 

누나는 그 때 이 세상을 포기하려고 자살을 하려고 시도 했는데 그 것도 허용되지 않아 끝내 다시 북한으로 끌려갔다.

그리운 동생아, 북한의 교화소가 어떤 곳인지 말하지 않아도 아마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거다. 옥수수 가루라도 조금씩 넣어 줄 수 없는 죄인들은 한 달, 아니 보름도 버티기 어려운 인간 생지옥이지.

나도 다시 살아서 이 감옥 문을 나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내 곁에는 하나님이 늘 함께 하셔서 죽지 않고 살아서 다시 세상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하는 동생아, 내가 교화소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오니 너 역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어린 딸이 생일에 펑펑이가루 떡을 먹고 체해 죽었다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누나의 가슴은 갈기갈기 짖어지는 것만 같았다. 지금도 억울하게 죽은 조카 생각을 하면 너무 가슴 아프다. 

감옥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내가 살 길은 중국으로 가는 길 밖에 없었기에 누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다시 두만강을 건넜어.

동생아, 그 때부터 누나는 중국에서 한 선교사님을 알게 되었고 그 선교사님의 도움과 인도로 하나님을 알게 되었단다. 그 분은 내 인생을 구원해 주신 내 생명의 은인과 같은 분이다.

누나는 그 분과 함께 나처럼 죽음을 각오하고 자유를 찾아 중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는데 그 때를 돌이켜보면 자랑스럽고 너무 행복하다. 

누나는 직접 죽음의 고비를 맛보고 어려운 시련을 겪어 보았기에 나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외면 할 수가 없었고 그렇게 내가 직접 도움을 주어 한국으로 온 사람들이 아마도 7~80여명을 훨씬 넘을 것 같다.

어떤 분들은 바로 3국으로 떠났지만 어떤 분들은 일이 잘 안 돼 한두 달 정도씩 내가 거처하는 집에 머물기도 했는데 그 사람들을 내 식구나 형제처럼 보호하고 밥을 먹여주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어.

그리운 동생아, 나는 지금도 그런 분들을 구출하는 일에 내 몸을 내대고 참여하고 있단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만은 혼자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내가 한국에 오니 한국으로 나 보다 먼저 온 남편이 중국에서 내가 여러 번 북송되는 동안 이미 다른 여자를 만나 살고 있더라. 

누구나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게 하나님의 가르침이고 나 역시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이 건 도저히 용서가 잘 안되는구나.

인생의 많은 고비를 굽이굽이 돌고 돌아 어렵게 다시 만났지만 남편은 나에게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첫 사랑이 아니냐. 그래서 서로 떨어져 산 동안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이해하고 용서도 해 줄 수 있는데 싶어 남편에게 꾸준히 설복도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남편은 끝내 나에게로 오는 길을 포기 하였다. 듣던 말 대로 남자들의 사랑은 여자들의 사랑보다 너무 많이 단순한 것 같아.

사랑하는 내 동생 영진아, 누나가 동생에게 이런 이야기를 다 하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누나가 좀 웃기지?

동생아,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는 잘 알고 있을 거야. 내가 너를 이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고 싶어 많이 애 쓰고 돈도 적지 않게 썼는데 아직도 우리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했구나.

그래도 어쩌다 네 소식을 받고 얼마라도 보탬을 준 날에는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이고 그 런 날엔 너를 만나는 꿈까지 꾸곤 한단다. 누나는 너와 만나는 꿈을 절대로 포기 할 수 없어.

동생아, 이런  저런 사정으로 너와의 연락이 근 1년 없었던 적도 있었지. 나는 그 시간동안 매일 하나님에게 내 동생 부디 무사하게 해 달라고 얼마나 기도를 했는지 모른다.

동생아, 세상에 태어날 때도 그렇고 이 세상을 떠날 때도 하나님이 계획하신 삶 안에 우리가 살고 있기에 인간의 마음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단다.

일을 하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산에 오르면서도 나는 동생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뿐이었다. 나의 그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최근에도 건강하게 잘 있다는 너의 연락을 받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 

그리운 동생 영진아, 누나는 좋은 생각으로 좋은 지인들을 만나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 나는 정말로 행복한 인생 후반기를 여기 대한민국에서 보낼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너무 고맙구나. 나는 장애인 복지 시설에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 드리며 사는 현재의 삶이 너무 만족하고 매일 매일이 정말 행복하다. 

사랑하는 동생아, 오직 걱정이라면 네가 아무 탈 없이 잘 지내다가 누나 곁으로 와 주는 것 뿐 이란다.

나는 네가 누나 곁으로 올 때까지 지금처럼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 하며 열심히 살 것이고 항상 기도하며 살게. 그러니까 너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오직 네 건강만 잘 챙겨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야 몸도 건강할 수 있거든.

동생아, 너와 나는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살고 있지만 열심히 사노라면 언젠가는 반드시 만날 수 있을 거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오늘 편지는 여기서 마쳐야 할 것 같아. 

누나의 부탁을 잊지 말고 잘 살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녕히....

동생바보 누나로부터....

입력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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