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체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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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근씨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방송일
2020-04-29
진행
시간

파랑새 체신소?

파랑새 체신소는 세대를 이어가며 가슴에 한으로만 남은 실향민, 탈북민들의 고향과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북녘으로 전해 드립니다.
손 내밀면 지척인데 갈 수 없는 곳이어서 더 가슴 아픈 북한으로 뜨거운 눈물과 그리움을 담아 전하는 그 들의 사연을 신청자 본인들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드립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들아! 그간 어려운 가정을 이끌고 살아가노라 얼마나 고생이 많겠냐?
너희들과 헤어진지도 어언 8년이 지났구나.
아버지는 네가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너를 비롯한 사랑하는 우리며느리, 그리고 손자도 다 무고한지?
세계적인 대유행이라고 하는 코로나비루스전염병이 북한에도 많이 퍼졌다고 소문으로 들었다.
혹시 내 자식들에게도 불행이 닥치지 않았을까, 아버지는 이 몇 달간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지 모른다.
의학부문 기술이 뛰어나고 환경도 북한보다 훨씬 우월한나라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비루스전염병에 걸리고 죽었는지 모른다.
뉴스에서 그런 끔찍한 보도가 나올 때마다 내 마음은 늘 북한에 가 있고 온통 자식 걱정으로 뜬 눈으로 날을 새곤 했다.
아직 병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그러다보니 치료약도 없는데다 전염력까지 높아 아버지도 요즘은 집밖으로 나가는 걸 극도로 조심하고 위생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 도 생각이 날 것이다.
북한에서 살 때 내가 장 불통으로 대 수술을 한 적이 있지.
그 때 먼 동해안에 살던 네가 아버지 면회를 온다고 나를 찾아 멀리까지 왔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군에서 제대가 된지 얼마 안 된데다 국가에서 주던 배급마저 끊긴 때라 너 하나 입도 건사하기 어려운 시절이었지.
너는 아픈 아버지 앞에 빈 손으로 온 것이 미안해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미안해하던 네 모습이 지금도 어제일 같구나.
한 창 잘 먹어야 할 나이에 배를 곯으며 얼마나 고생이 많고 힘들었겠느냐?
아마도 내가 죽을 때까지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북한은 의료기술이 낮은데다 그 당시에는 무상치료, 라고 하지만 수술비며 약 같은 건 본인이 부담해야 했지.
전기가 부족해 수술을 하다가 정전이 되는 일이 많아 디젤발동기를 돌려야 하는데 그 기름 값도 수술환자에게 내라고 하는 정도였으니 무슨 다른 말이 더 필요하겠니.
나 역시 수술을 하던 중 정전이 되어 미리 준비해 두었던 중국산 손전지묶음으로 수술부위를 비추어가며 수술을 마무리하지 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사는 곳은 사시절 푸른 파도와 백사장도 있는 아름다운 동해 바닷가지만  늘 생활고에 찌든 사람들이 마음 놓고 놀러 다닐 수 없었어.
아들아, 어느 해인가 네가 아버지와 함께 너네가족 모두 동해바다로 놀러갔던 적이 있었지. 내륙지역에 사는 나는 네가 사는 동해바다가 너무 좋았다.
멋진 파라솔도 없고 자전거위에 보자기를 매어놓은 작은 그늘 밑이었고 좋은 음식도 없었지만 아들과 함께 라서 나는 그 것 만으로도 무척 행복하고 즐거웠거든.
며느리가 체조동작을 보여 준다고 모래밭에서 퐁퐁 뛰던 모습도 눈에 선하고... 그 시간으로 다시 돌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먹고 사는 일이 너무 어렵던 시절이라 아주 잠깐 놀다 온 동해 바다가 지금도 눈앞에 보이는 것 같고 언제 다시 너희들과 함께 가족여행을 가 볼까, 하는 간절한 마음 뿐 이다.
사랑하는 아들아, 학교에 다닌다고 교복을 입고 우쭐거리던 게 어제 같고 군에서 색이바랜 군복을 입고 제대되어 오던 일도 어제 같은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네 나이도 이제는 50살이 넘었구나.
무정한 저 세월은 해 놓은 일도 없는데  빨라도 너무 빠르구나.
쉰 살이 넘었어도 북한을 떠나기 전에 아버지가 살던 사고방식으로 살고 있을 내 아들을 생각하면 나는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다.
아들아, 무지하고 몽매하였던 탓에 우리나라는 100여 년 전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심지어 우리말과 글마저 빼앗기고 일본의 노예가 되었다.
거기에다 해방이 된지 얼마 안 되어 남북이 원수가 되어 한 강토에서 3년간이나 전쟁을 하면서 안 그래도 가난한 나라가 발전된 나라들에서 구제를 해 주어 겨우 먹고 사는 나라가 되었다.
너는 군에서도 그리고 현재도 북한의 사상에 완전히 세뇌가 되어 잘 모르지만 아버지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일을 하러 갔을 때 벌써 북한은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북한에서 해외에 노동자로 한 번 나갔다 오면 동네에서 잘 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번 돈의 10%도 못 받고 완전한 북한정권의 노예들이었던 거였어.
물론 지금도 북한에서 해외로 나간 노동자들이 모두 그렇게 살고 있지만... 문제는 아직도 자신들이 어떻게 착취를 당하고 사는지를 전혀 모른다는 것야.
사랑하는 아들아. 아버지는 이 모든 것들이 잘 못 된 북한의 정치 때문이라는 걸 대한민국에 와서야 알게 되었구나.
아들아, 아버지가 되어서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는 못할망정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건 정말로 진실이다.
아무려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잖아.
지금도 가장이라는 자리를 지키노라 어렵게 살고 있을 아들 생각을 하면 나는 너무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상한다.
아들아, 젊어서 대한민국으로 왔더라면 돈이라도 많이 벌어 너에게 보태주련만 어렵게 사는 걸 뻔히 알면서도 도와주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
그래서 더 걱정이고 미안한데 기회가 되면 조금이라도 꼭 도와줄 생각이다. 그러니 너도 아버지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분명한 건 우린 언젠가는 반드시 꼭 만나야 하고 아니, 반드시 만나야 할 부자지간이라는 거다.
사랑하는 내 아들, 사랑하는 내 며느리, 귀여운 손자! 부디 건강하게 잘 살아 주기를 바란다.
불 밝은 서울의 봄 밤 에 ... 서울에서 ... 아버지로부터.

입력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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