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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강한 군대도 먹어야 이긴다

방송일
2019-09-10
진행
조현우
시간

북조선인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여러분이 에스빠냐로 알고 있는 스페인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스페인은 유럽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스페인의 영토는 이베리아 반도에 걸쳐져 있으며, 아프리카에 위치한 카나리아 제도와 지중해에 위치한 발레아레스 제도 역시 스페인 영토입니다.

스페인의 면적은 505,990 km2 으로, 남부 유럽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역사는 3만 5,000년 전 이베리아 반도에 호모 사피엔스가 도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근대 시기에 스페인은 세계 최초의 제국이 되었고, 많은 문화적, 언어적 유산을 남겼습니다. 오늘날 스페인어 사용자는 약 5억 7,000만 명에 달하며, 중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국어가 되었습니다.

스페인 문화의 황금 시기에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등장했고, 우리가 잘 아는 돈키호테가 출판되었습니다. 오늘날 스페인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세계 문화유산을 보유한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194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약 100년 동안 스페인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행운을 경험했습니다. 잉카와 마야제국의 지배자들에게서 약탈한 금과 은이 스페인을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자나라 스페인이 왜 네덜란드의 독립을 막지 못했을 까요? 아무리 흥망성쇠가 역사의 흐름이라고 하여도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스페인의 흥망성쇠에  결정적 역할은 한 것은 바로 돈입니다. 당시 스페인은 식민지나라에서 가져온 금과 은으로 엄청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포토시 광산 단 한곳에서 채굴된 은의 양은 연 5만kg에서 많게는 28만kg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스페인에게 오히려 저주가 되었습니다. 해외에서 유입된 은과 금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돈의 흐름이 증가하면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상품공급의 부족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아메리카 대륙의 거대한 식민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필수품을 계속 보내야 했습니다. 밀가루, 올리브유, 식포 등은 별 어려움 없이 공급했지만, 모직물, 구두, 양탄자, 가구, 견직물, 시계 등은 수요를 보장하기 어려웠습니다.

스페인은 아메리카에서 유입된 금과 은으로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금과 은으로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사다가 식민지를 운영하는 과정에 금과 은은 거덜이 나고 가난해 집니다.

현재의 상황이라면 돈의 흐름이 갑자기 늘고, 걷잡을 수 없는 물자부족이 발생할 경우, 금리를 인상해 경제 전체의 수요를 진정시키는 것이 첫 번째 대책입니다.

그러나 당시에 스페인에는 중앙은행이 없었기에 금융정책을 펼칠 방법이 없었습니다. 더욱이 당시 스페인을 지배하고 있던 왕들이 통화긴축은커녕 대규모 전쟁을 계속 일으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역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1400~1559년 사이에 가장 호전적이었던 나라는 스페인과 오스만 투르크 제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전쟁으로 주민들의 재정 부담이 늘어납니다.

또한, 농업, 공업, 경공업 등 생산 업무에 종사해야할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투입됨으로써 스페인의 생산능력은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어쩌면 수백 년 전의 스페인 왕국이 오늘의 북조선 현실과 그리도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전 세계를 통 털어 국민소득이 하루 1달러도 못되는 나라는 북조선 하나뿐입니다. 또 주민들의 굶주림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핵무기를 만들고 미사일을 날리며 전쟁열을 고취하는 나라도 북조선 하나뿐입니다.

또한 체제유지를 위하여 한창 배우고, 일해야 할 젊은 청년들은 ‘조국보위’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10년씩 군대에 붙잡아두고 있습니다. 제대로 먹이지도 않고 ‘알았습니다.’밖에 모르는 바보로 만들어 내보냅니다.

한창 나이의 청년들이 젊은 힘과 열정으로 돈을 벌면 엄청난 부자가 될 것이며 부자가 많은 나라가 부자나라 아니겠습니까? 다시 스페인으로 가보겠습니다.

스페인도 16~17세기 내내 유럽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했습니다. 피사로가 이끌던 200여 명의 원정대가 잉카 제국을 무너뜨린 것에서 볼 수 있듯 스페인 육군은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뛰어난 전략을 갖춘 강력한 육군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전투에서는 이기지만 전쟁에서는 패하는’ 흐름을 반복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네덜란드의 독립전쟁입니다.

당시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군대는 ‘용병’이라고 불리는 직업군인제도에 기반하고 있었기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예전처럼 기사단을 유지하는 나라도 있었지만 혁신적인 전쟁기술이 도입되면서 기사단은 경쟁력을 잃어버렸고 점점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용병은 특정국가에 충성심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보니 대장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적의 편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급료가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 주변 지역을 약탈해 ‘비용’을 회수하려 드는 일도 종종 벌어졌습니다.

네덜란드 독립전쟁 당시에 발생한 ‘앤드워프 약탈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 스페인 왕실은 오스만 투르크제국과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그 영향으로 파산했고, 용병 부대에 급료를 제때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네덜란드에 주둔하고 있던 스페인 용병부대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앤트워프를 약탈합니다. 굶주림에 이성을 잃은 스페인 군인들은  7천명의 시민을 살해하고 도시를 폐허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에 경악한 네덜란드 국민들과 상인들, 지식인들은 스페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합니다. 결국 1년 후인 1576년 스페인을 축출하기 위한 네덜란드 주민들의 독립전쟁으로 스페인은 네덜란드에서 쫓겨납니다.

물론 네덜란드의 군사천재 마우리츠 백작이 스페인 용병을 무너뜨리는 전술을 구사한 것이 네덜란드 독립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스페인이 재정을 건실하게 운용하고,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져온 금과 은을 잘 활용했더라면, 훨씬 더 오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을 좋아하면 물에 빠져 죽고 불을 좋아하면 불에 타죽는 다.’는 것은 그냥 속담이 아니라 상당한 진실이 담겨진 명언입니다. 오늘의 북조선처럼 돈 한 푼 없으면서 주민의 충성을 강제하여 전쟁준비만 한다면 무엇이 차례질까요?

오늘은 전쟁과 침략으로 부유했던 스페인 왕국이 재정 관리를 제대로 못하여 망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북한개혁방송의 조현우였습니다.

입력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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