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오로 듣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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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편, 8회 '미친사람' 접여가 말하는 나라 다스리는 일

방송일
2020-09-25
진행
시간

Z

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전 <장자>의 이야기 속 숨은 뜻을 알려드리는 <라지오로 듣는 철학>, 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어떻게 하면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릴 수 있을까, 언뜻 들어보면 정말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각자의 국적을 갖고 살아가는 지금의 지구촌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질문은 여전히 뚜렷한 해답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다룰 이야기에, 아까의 물음에 그럴듯한 대답을 제시한 인물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접여’라고 하는데, 무려 2,500년 전의 중국 사람이며 심지어 당시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접여는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저잣거리를 휘저으며, 지나가는 아무 사람을 붙잡고 대화를 나누려 하거나, 때로는 술에 잔뜩 취하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등, 온갖 기행을 저지르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접여의 고성방가는 주정뱅이의 단순한 헛소리만은 아니었습니다. 접여의 노랫말에는 나랏일에 대한 걱정과 당시의 중국 인민들을 개혁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가득 찼습니다.

중국의 위대한 철학자, 장자는 그런 접여의 노랫말에 어느 날부터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접여가 ‘견오’라는 사람과 함께 나라를 다스리는 진정한 방법에 관한 론쟁을 펼쳤습니다. 그때 접여가 한 말에 장자는 크게 감명받아, 자신의 저서에 그들의 대화를 기록했습니다. 접여는 과연 나라 다스리는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견오와 접여의 론쟁을 우선 들어보겠습니다.

어리석은 견오가 미친 사람 접여를 만났는데, 접여가 물었습니다. “자네는 나라 다스리는 사람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견오가 대답했습니다. “사람을 다스리는 이가 스스로 원칙과 표준과 의식과 규례를 만들어 내면 사람들이 듣고 교화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접여가 말했습니다. “그것은 엉터리 덕이다. 세상을 그렇게 다스리는 것은 마치 바다 위를 걸어서 건너고, 강에다 구멍을 파고, 모기 등에다 산을 지우는 것이다. 성인이 다스리는 것이 어디 밖을 다스리는 일인가? 먼저 자신을 올바르게 하고 나서 행동하고 일이 제대로 되어가는가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새는 하늘 높이 날아야 화살을 피하고, 들쥐는 사당 언덕 밑을 깊이 파고들어야 구멍에 피운 연기 때문에 밖으로 튀어나와 잡히거나 파헤쳐져 잡힐 걱정에서 벗어난다. 자네는 오히려 이 두 미물보다 못하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원칙과 규정, 규칙이나 법도로 사람들을 따르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접여는 설파합니다. 그는 겉으로만 사람들을 위하는 척하고, 속으로는 정치적 제도를 리용해 그들을 단속하고 규제하면서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모기 등에다가 산을 지우는 것과 같다고 덧붙여 말합니다.

접여는 견오의 생각에 순서가 뒤바뀌었음을 비판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간섭하기 이전에, 지도자인 자신부터 곧은 마음을 갖고 행동을 올바르게 한 다음, 바깥의 일이 제대로 흘러가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지도자의 자세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진정한 방법입니다.

올바른 지도자가 있게 되면, 그 밑의 사람들은 강제로 옭아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지도자의 뜻에 따르게 됩니다. 이를 감화라고 하는데, 감화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 생각이나 감정이 바람직하게 변한다는 뜻입니다. 감화된 인민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그 속에서 자유와 기쁨을 누리게 되면, 지도자는 나라가 잘되어가는가를 확인만 하면 됩니다. 알아서 잘 살아가는 인민들을 향해 그 이상의 원칙을 요구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북조선 지도자는 접여가 논한 지도자의 참된 길과 달리, 엄격한 잣대만을 들이밀며 강압적이고 두려운 분위기만 조성하고 있기에, 인민들을 전혀 감화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비루스 사태로 북조선 인민 모두가 힘든 국면을 맞이한 지금에도, 지도자는 국경을 여전히 걸어 잠그며 핵무기 개발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등, 국제사회와의 대결적인 구도를 취하는 중입니다.

지도부의 이와 같은 태도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애꿎은 인민 여러분들입니다. 새도 화살을 피하려 하늘 높이 날 줄 알고, 들쥐도 잡힐까 봐 언덕 밑을 깊이 파 자리를 마련할 줄 아는데, 하물며 인민 여러분들은 어떻겠습니까. 북조선의 모든 인민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으나, 적어도 이 방송을 청취하시는 여러분들은 당국의 선전과 명령을 피해 진정한 자유와 미래를 바라고 계실 겁니다. 결국 인민을 향한 지도부의 으름장은 듣기 거북한 소음에 불과한 것입니다.

반대로도 생각해 봅시다. 북조선 지도자는 3대째 이어져 온 세습 독재 체제이고, 근래에는 자신의 여동생까지 끌어들이는 가족 정치 태세로 돌입했습니다. 그럴 정도로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 소통이라곤 전혀 할 줄을 모르는 지금의 지도자에게 자유나 평등, 개혁과 혁신을 알리려 것은 결국 헛된 일입니다. 우리말 속담으로 ‘소귀에 경 읽기’라는 말이 있듯, 조선의 정세는 지도부와 인민이 전혀 소통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북조선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서는 언제까지나 이렇게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접여의 말을 다시 떠올려 봅시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관여하기 이전에, 나라를 다스리는 나 자신부터 갈고 닦아야 한다고 접여는 지적했습니다. 북조선의 지도자는 인민들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불안감과 공포로 점철되어 굳게 닫혀 있는 마음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핵무기 포기나 국경 개방, 미국과 같은 서방세계와의 수교 등,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개혁 의지를 보여주어야만, 인민 역시 변화하는 지도부의 뜻에 진심으로 따를 것입니다. 그것이 곧 북조선의 새롭고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시작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라지오로 듣는 철학> 여덟 번째 시간을 마칩니다. 이와 함께 철학자 장자와 저서 <장자>를 살펴보는 시간 역시 오늘로 막을 내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새로운 철학자, 새로운 저서를 가지고 여러분께 찾아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정환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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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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