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오로 듣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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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편, 4회 조삼모사 새롭게 읽기

방송일
2020-07-17
진행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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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전 『장자』의 이야기 속 숨은 뜻을 알려드리는 <라지오로 듣는 철학>, 네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여러분들도 익히 아실 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주는 이야기, 조삼모사입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지어낸 사람은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장자보다 대략 100년 정도 먼저 태어나 활동했던 ‘열자’라는 중국의 철학자입니다. 열자는 조삼모사의 뜻을 ‘간사한 꾀로 남을 속여 희롱함’으로 풀이하여 당시 중국 인민들에게 알렸습니다. 남조선과 북조선의 사전도 이와 같은 뜻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장자는 이 이야기를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합니다. 그는 당시의 인민들에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고방식을 가르쳤습니다. 장자가 말하는 조삼모사에는 간사한 꾀도, 어리석은 대상도, 남을 속인다는 내용도 전부 없습니다. 그렇다면 장자는 이 이야기에서 어떤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을까요? 그 답을 알려드리기에 앞서, 장자의 말을 낭독해 드리겠습니다.

사물이 본래 하나임을 알지 못하고 죽도록 한쪽에만 집착하는 것을 일러 ‘아침에 셋’이라 합니다. ‘아침에 셋’이 무슨 뜻입니까? 옛날에 원숭이를 기르던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아침에 셋, 저녁에 넷을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그러면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인은 옳고 그름의 량극을 조화시킵니다. 성인은 모든 시비를 조화시켜 균형된 자연에 몸을 맡기는데, 이를 일러 ‘두 길을 걸음’이라고 합니다.

조삼모사의 이야기를 이미 알고 계신 여러분들은, 이와 같은 원숭이들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사실, 인간은 원숭이들의 생각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원숭이로 살아본 적이 없기에, 원숭이들의 입장을 전부 파악하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장자는 인간의 시점만으로 원숭이가 어리석다고 판단하는 편협한 생각을 거부합니다. 다만 원숭이들만의 어떤 기준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렇기에 원숭이 주인은 원숭이들이 기뻐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원숭이 주인은 원숭이들의 입장을 헤아려준 것입니다.


장자의 이야기에서는 성인이란 존재가 등장합니다. 성인이란 지혜와 덕망이 매우 뛰어나 본받을만한 인물을 뜻합니다. 이 이야기에서의 성인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눈앞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곧 개인의 주관적인 잣대로 외부의 상황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 반면에 하나의 입장만 고려하는 사람은 원숭이의 어리석음, 또는 인간의 우월함이라는 한 가지 생각만을 우선하게 됩니다.

성인처럼 한쪽만 절대시하는 독선에 빠지지 않고 양쪽을 전체적으로 보는 자세를 두고, 장자는 ‘두 길을 걸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두 길을 걷는다는 말은 곧 양쪽의 입장을 모두 살펴본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늘의 비는 착한 사람의 밭, 나쁜 사람의 밭을 가리지 않고 내립니다.

조삼모사 이야기에서 장자가 발견한 진정한 교훈은 바로, 상대의 말과 생각을 존중하여 참된 소통을 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흔히 다투게 되는 원인 중 대부분은,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다가 상대와 충돌하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대화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주관을 잠시 멀리하고, 상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대화의 자세가 인민 여러분들 일상에서 하나씩 실현된다면,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에게 화를 냈던 상황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다른 동무들과 화합을 도모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의 북조선은 소통하기 힘든 대표적인 국가로 알려졌습니다. 본래 나라 사이에서는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이 공존해야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됩니다. 하지만 북조선은 다른 나라들의 말은 듣지 않으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우기며 국제사회의 평화를 깨트리고 긴장을 조성해 자신만의 리익을 챙기려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핵무기 보유 문제가 있습니다. 북조선은 강성국가가 되기 위해선 핵무기가 필수적이라며 그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전 세계 모든 국가는 북조선을 정식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세계 평화유지와 힘의 균형, 안보를 목적으로 핵을 개발하여 정식 핵보유국으로 인정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와는 달리, 북조선의 핵무기는 남조선을 포함한 이웃 국가에 위협을 가하는 데에 리용되고 있습니다.

즉, 북조선은 핵 보유의 필요도 없지만, 다른 나라로부터 신뢰마저 얻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북조선은 국제사회에 강력한 제재를 받으며 외톨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철학적으로 바라보면, 북조선 당국은 제 뜻만을 고집하는 독선에 빠진 것입니다. 장자가 말했던 ‘두 길을 걸음’을 실천하지 못했다 볼 수 있습니다.

조삼모사로 비유하면, 북조선은 평화를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정당한 요구를 자기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원숭이 무리의 울음소리 정도로 치부한 셈입니다. 국제사회의 질서를 우습게 여기는 당국의 오만한 태도가 결국 대북제재라는 고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북조선의 인민 여러분들이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독선에 빠진 북조선 지도부는 인민을 살필 겨를이 없고, 인민들은 풍족히 살지 못하며 굶주리기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렇기에 북조선 지도부는 하루빨리 개방된 자세로, 국제사회와 소통할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라지오로 듣는 철학> 네 번째 시간을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도 『장자』의 유익한 이야기로 여러분께 찾아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정환이었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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