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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림호수 오염에 ‘불안’ 자강도 주민들, 샘물공장 생수 찾는다

입력
2020-05-14
조회
65
작성자
북한개혁방송
랑림호수 오염에 ‘불안’ 자강도 주민들, 샘물공장 생수 찾는다

지난해 말 완공된 것으로 알려진 자강도 강계시의 샘물공장이 올해 4월부터 만가동에 들어가 생수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불거진 랑림호 수질오염 문제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자강도 주민들 대부분은 현재 이곳 샘물공장에서 생수를 사다 마시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는 이곳에서 조리용 물까지 사다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자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맨 처음 5리터에 700원(북한 돈)하던 것이 1200원으로 올랐어도 샘물공장에서 사다 먹으려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심지어 채소나 국수를 씻어먹는 모든 조리용 물도 샘물공장에서 사다 쓰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한달 임금(1800~2200원)과 비교하면 생수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지만, 도내 주민 수요는 상당히 높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렇게 강계 샘물공장에서 생산된 생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은 지난해 불거진 랑림호의 수질오염 문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랑림호의 수질오염 문제는 지난해 감자녹말 생산 일손으로 랑림군에 온 한 주민이 ‘금광 노임(월급)이 배로 높다’는 말에 인근 금광에 금 캐는 인부로 갔다가 그곳에서 맹독성 물질인 수은과 시안화물을 어떻게 뒤처리하는지 보게 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예로부터 품위가 높은 금 광물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 랑림군 일대에서는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금광이 운영되는 등 지속적으로 금 채굴이 이뤄져 왔다. 그러다 지난해 대형 금맥이 발견돼 돈 있는 개인들과 국영 외화벌이 기업소들이 벌떼처럼 몰려와 앞 다퉈 갱을 차지하고 경쟁하듯 금 채굴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이 금광에서 캐낸 금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수은·시안화물과 같은 맹독성 물질을 사용하고 그 부산물과 찌꺼기들을 무질서하게 폐기하면서 인근 랑림호의 수질이 오염되는 크나큰 부작용이 초래됐다.

소식통은 “랑림호는 자강도에서도 해발고가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호수 물이 도내 여러 강하천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랑림호가 오염되면 그와 연결된 물줄기들까지 모두 오염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 제련 공정에서의 무책임한 폐기물 처리 실태가 알려지자 강하천의 물을 끌어다 수돗물로 사용하는 주민들의 의구심이 증폭됐고, 이것은 실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그동안 자강도 내에서는 ‘도내 여성들의 기형아 출생률, 장애아동 출산율이 높고 도민들의 평균 수명이 짧다’는 말이 돌았는데, 군수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과반인 지역적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定說)처럼 받아들여져 오다 이번 문제가 불거지면서는 독성물질로 인한 수질오염이 그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파만파 번졌다고 한다.

결국 랑림군당의 지시로 군 인민위원회와 기술자들이 랑림호 수질조사에 나서게 됐고, 조사 결과 랑림호의 독성물질 포함 수치가 높아 음료용으로 적합하지 못하며 랑림호의 물이 강하천으로 흘러가는 과정에 희석된다하더라도 체내에 흡수되면 건강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랑림군 당위원장은 지난해 3월 중순 랑림호의 심각한 수질오염 실태와 이를 기형아 출생의 원인으로 연관 지어 볼 수 있다는 전문 분석결과, 향후 대책 등을 담은 ‘1호’ 제의서를 작성해 올렸고, 약 보름 뒤인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준 과업을 받아 수질오염을 일으킨 연관기관들과 책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시작됐다.

중앙에서 파견된 국가보위성 조직부와 인민군 보위사령부, 국가사회과학원 생물분원 연구소 실무진, 자강도 당위원회 간부들로 암암리에 만들어진 ‘검열그루빠’가 그간 금 제련으로 랑림호를 오염시킨 당사자들과 연관 단위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중앙당 조직지도부에 직접 검열 결과와 처벌 의견을 올렸다는 것.

이후 보위성과 인민보안성, 군 산하의 외화벌이 기업소 소속의 금광주들이 수질오염을 일으킨 것으로 판명돼 금광주들은 물론이고 외화벌이 기업소의 지배인과 당 조직 책임자들까지 ‘금 제련 공정을 무책임하게 조직하고 난발하여 국가와 인민의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준 죄’로 교화소에 보내지거나 출당·철직되는 등의 처벌을 받았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이와 별개로 자강도 당위원장은 지난해 4월 중순 도당회의실에서 열린 인민반장 이상 도 인민대표들 참가 비공개회의에서 직접 머리 숙여 사죄하고, 도내 기형아 출생에 대한 ‘원수님 심려말씀’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이 있은 후 랑림호에는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정화조 3개가 설치되기도 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못 미더워 못 쓰겠다’며 수돗물 사용을 꺼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그동안 물을 끓여 먹거나 소독약을 구해 자체 소독해 먹어온 사람들은 ‘원수님(김 위원장)의 배려와 선견지명으로 샘물공장이 일떠섰으니 망정이지 자강도민 모두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도 원인도 모를 뻔했다’라고 말하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이 지난 2016년 9월 룡악산샘물공장을 시찰하며 “각 도, 시, 군들에서도 샘물 생산 공장들을 일떠세워 인민들이 그 덕을 보게 하여야 한다”고 지시를 내린 뒤 최근 몇 년 새 자강도를 포함한 북한 전역에 샘물공장이 우후죽순처럼 건설됐다.

지난해 12월 25일 강계 샘물공장 준공식이 진행됐다는 보도를 비롯해 작년 한 해 동안에만 ▲황해북도 정방산샘물공장(12월 6일) ▲평양 대성산샘물공장(5월 19일) ▲강원도 매봉산샘물공장(4월 15일) ▲함경남도 황초령샘물공장(4월 5일) 등이 건설됐다는 소식이 북한 매체를 통해 전해졌으며, 올해 1월에도 남포 룡강군의 남포샘물공장 준공식 관련 보도가 나왔다.